시는 지난 3월 단순 복구설계를 최종 승인하고도 매립장 활용이 필요하다는 일부 의견이 대두되자 복구승인에도 불구하고 19일 오후 4층 상황실에서 옥봉석산 복구 및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다수의 시 공무원을 비롯해 옥서면 등 소수 주민,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학진 군산부시장의 사회로 학계 등 전문가 주제발표, 지정토론, 질의응답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평지화 주장 · 매립장 부적절 의견

전북대 산림공학과 박종민 교수는 ‘산림복원 방안’ 주제발표에서 군산시 복구지역에 2m 가량의 양질토 성토 후 잔디광장과 녹지대를 조성하고, 채석 잔벽에는 담쟁이와 아이비 등 덩굴류를 식재해 피복녹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남웅 (사)한국채석협회 전문위원은 “옥봉석산의 비탈면은 소단 없이 수직각으로 조성돼 친환경 복구에 한계가 있다”고 전제한 후 “군산지역의 향후 새만금 내부개발시 약 3억만㎥의 토석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시유지인 옥봉석산을 전면 개발, 평지화 한후 시민 복지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차왕석 군산대 토목공학부 교수는 ‘폐기물 매립장 활용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옥봉석산에 매립장을 조성할 경우 향후 매립장 운영 경제성 등을 이유로 전국 단위 광역 사업장 폐기물의 유입가능성이 높은 데다 옥봉석산의 여건상 공사 및 운영상의 문제점을 고려할 때 매립시설 활용은 타당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김훈제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교육지원실장은 "옥봉석산에 폐기물 매립장 조성은 가능하지만 투자예산 효과, 주변화경 조화 및 민원 발생, 폐기물 발생 추이 등 각 분야별로 거시적 안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종구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폐기물 매립장 활용시 환경성 분석’ 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매립장 활용은 매립장 건설에 따른 공사비 절감, 장기적인 폐기물 처리 계획수립 용이 등의 장점이 있으나 침출수 과다 발생 등 단점이 우려된다"며 "석산을 단순 복구할 경우에는 골재 수량확보 및 경제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완구 (주)한국종합기술 플랜트부 이사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설치방안’ 주제발표에서 "침출수 누수와 악취 및 비산먼지 등 2차 환경오염 발생이 우려되는 데다 장기간의 행정절차가 소요되는 등의 문제점을 들어 기존 매립장의 복토재 활용과 하수슬러지 처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상철 (주)토고이알씨 이사는 "군산항 준설토를 이용한 옥봉석산 복구시 환경성 문제는 없으나 운반비용 증가 및 연약지반 문제가 발생하고, 하수 슬러지 처리활용 역시 응축수 처리 문제와 민원 발생 등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옥녀봉 능선을 살려 공원조성 후 지역주민에게 환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이영동 전북대 교수는 "옥봉석산 주변은 앞으로 군산의 개발이 완료될 시기에 군산의 중심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데다 재해위험 요인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단기간보다는 채굴 공간을 살려 군산시의 환경기초시설을 집약시키는 등 20~30년 후 군산의 마스터플랜에 맞게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 시민 의견

공청회에 참석한 옥봉석산 인근의 옥서면 주민들은 마을이 석산에서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며 단순 매립복구 후 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옥녀봉을 돌려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지금도 내초동 매립장의 악취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매립장이나 하수슬러지 처리공간이 아닌 공원화를 통해 주민 편의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 하모씨는 “복구명령을 내리기 전에 이러한 공청회를 개최해야지 않느냐?”며 군산시가 거꾸로 가는 행정을 답습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수송동 주민 최모씨는 10~20년 후의 고려해야 한다며 평면화 해서 경제적 개발을 한 후 주민 복지시설을 신축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애매모호한 공청회 - 향후 전망

이날 공청회는 군산시가 복구명령을 내린 후 2개월 만에 만만찮은 여론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을 불러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나마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공식 청취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공청회를 개최한 군산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선는 다양한 설이 나돌고 있다.

이미 행정적 의사결정을 한 복구승인 외에도 매립장 활용방안 및 하수슬러지 처리방안 등을 논의하고, 군산발전을 위한 20~30년 후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 부각됐다는 점에서 군산시가 복구승인에 얽매이지 않고 폐기물 매립장 등 원점 재검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군산시가 당초 행정행위를 뒤집는 의사결정을 할 경우 민감 현안에 대한 행정력 부재 및 행정 공신력 저하 등 적지 않은 후유증에 휘말릴 우려가 크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날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추후 시민 여론을 종합해 장기적 차원에서 군산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다양한 경우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혀 최종 결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공청회를 지켜본 한 시민은 "2시간동안 진행됐는데 객석 참석자들이 공무원을 제외하면 일반인은 극히 소수에 불과해 공청회로서의 의미가 무색했다"며 "내용 역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애매모호해 오히려 공청회가 끝난후 더 혼란스러울 뿐이다"고 느낌을 밝혔다.

공무원 A씨 역시 "들어는 봤는데 공청회 의도가 무엇인지 헷갈릴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