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무더기 도박사건에 연루된 공무원들의 상급자들에 대해 집단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자 공직사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시는 19일 도박사건 공무원들의 직속 부서인 세무과장, 징수과장, 민원봉사과장, 청소과장, 수도과장, 환경위생과장 등 6명의 사무관을 면․동사무소로 좌천시키는 징계성 인사를 단행했다.

오랜 기간 부하직원들의 도박 행위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하급자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에 해당 과장들까지 지휘책임을 물어 고삐 풀린 공직기강을 바로세우겠다는 문동신 시장의 고강도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번 문책인사는 문시장의 지시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 자치단체장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통해 상급 부서장까지 집단 좌천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무너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문시장의 단호한 결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평소 실무부서 의견을 비교적 잘 챙겨온 문시장도 이번 만큼은 “조직 안정을 위해 상급자의 문책성 인사지시를 거둬달라”는 인사부서 및 공무원노조 측의 의견을 단호히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문시장은 지난 1월 부시장의 금품수수 사건 당시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 공무원의 분골쇄신 노력을 약속했으나 또다시 도박과 동료 공무원 협박 갈취라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행정 신뢰도가 추락하자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기강 확립 및 재발방지책 마련, 연루자 일벌백계 등을 바라는 시민단체와 군산시의회 입장발표 및 악화된 시민 여론 역시 상급자 문책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뽑아들게 한 계기로 풀이된다. 

물론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상급자로서 부하직원 사생활에 대한 관리 한계 및 이번 문책인사로 승진 물망에 오르거나 정년을 앞둔 일부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은 것에 대한 동정론도 일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과거 금품수수에 이어 상습도박 및 공갈협박과 같은 낯 부끄러운 범죄에 잇달아 연루된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언제까지나 집단 보신주의에만 사로잡혀서는 안된다”며 “뼈를 깎는 심정이지만 오히려 이번 인사를 실추된 공직사회 위상을 조기 수습하는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냉철한 자성론도 대두되고 있다.

군산시 모 사무관은 “상급자 문책인사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초강수 조치여서 당혹스럽긴 하지만 앞으로 과 직원들이 공무원으로서 품위 손상이 없도록 복무지도를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시장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의지는 향후 국장급 승진 등 정기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평소 시청 조직에서 문제점으로 거론돼온 공직내 파벌·계보 문화(?)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문책인사에 대해 다수 시민들은 잇따라 불거진 시 공무원들의 도덕불감증 치유를 위한 결단으로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일회성 대책에 머물지 않도록 시청내부 감사부서 기능 강화 등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