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앞에 주차된 택시들. 뒤를 이어 일반 차량 주차가 이뤄지면서 단속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군산시는 고질적인 불법 주정차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3월부터 롯데마트 사거리와 군산시보건소 앞 등 2개소에 고정식 자동무인단속 카메라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롯데마트 사거리에서는 978건이 단속됐다.

이는 243건에 그친 보건소 앞 보다 적발건수가 4배나 많은 것이다.

불법 주정차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 고정식 단속카메라를 설치했는데 유달리 롯데마트 사거리의 단속 실적이 월등히 높다.

이유는 롯데마트 앞 카메라 단속이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착각하기 쉬울 정도로 사실상 ‘미끼단속’ 형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설치된 단속카메라는 약 75m 거리까지 불법 주정차 단속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설정돼 있고, 롯데마트 건물 앞 도로의 절반 가량이 단속 사정거리에 포함된다.

주변 정보에 밝은 택시 기사들은 카메라 사정거리를 벗어난 지점부터 주정차를 하기 때문에 단속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롯데마트 앞에 늘어선 주정차 택시를 보고 고정카메라 단속지역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택시행렬 뒤(단속 가능거리)에 주정차를 했다가 꼼짝 못하고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부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수송동 박모 씨는 “롯데마트 앞 도로가 불법주정차 구역이긴 하지만 주변 사정에 밝은 택시 기사들은 단속을 피하고 있고, 애꿎은 시민들만 미끼단속에 걸려들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며 “단속카메라 거리를 조정하든지 아니면 전면 단속을 강화하든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롯데마트 인근에 택시승강장이 필요하다는 민원으로 인해 마트 앞 단속거리를 조정하고 있다”며 “향후 승강장 신설 등을 통해 효율적인 단속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법 주정차를 일삼는 일부 운전자들의 잘못된 시민의식도 문제지만, 시민들로 하여금 주정차 가능지역으로 착각하기 쉬운 지역에서의 단속 행태 역시 바람직 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