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만을 바라보고 1년6개월동안 14시간을 넘는 중노동을 참았는데 돌아오는건 비정규직의 비참한 현실뿐이네요”라고 말하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1기 기술연수생 최모씨(30).

 최씨가 현대중공업드림을 안고 기술교육원에 입교한 것은 지난 2007년10월.

 이후 3개월간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울산분원에서 교육을 받고 하청업체에 배치를 받은 최씨는 오로지 정규직 채용만을 목표로 힘든 근무여건과 박봉을 견뎌내면서 하루하루를 이겨냈다.

 직장에서도 성실하기로 소문난 그는 회사내에서도 기술능력을 인정받아 인사고과도 우수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또 다른 하청업체의 전출이었다.

 결국 그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현재는 또 다른 희망을 찾아 구직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정규직 채용요건은 1년 이상 협력업체 근무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일부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자격요건을 충족해도 최씨처럼 또 다른 하청업체로 발령되는 등 그야말로 정규직 입사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입주 이후 군산지역 근로자들의 정규직 채용률이 낮아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까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채용인원은 기술교육원 연수생을 포함 총 1600여명으로 이중 지난 2008년 하반기 정규직에 채용된 인원은 10명(조선∙용접분야 4명, 도장분야 6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중공업측은 올 연말까지 3500명을 포함 향후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2년에는 1만여 명의 인력을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군산시의회를 비롯 뜻있는 시민들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입주로 인해 기대감은 커진 반면 정규직 채용 등 근로자들의 현대중공업드림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군산시의회 서동완 의원은 “현대중공업측이 군산지역 근로자 정규직 채용비율을 10~15%로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기술이나 관리인력을 제외하면 채용인원은 극소수”라며, “군산지역만 특혜를 주라는 것이 아니라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이나 영암지역처럼 정규직 비율을 5대5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90년대 입주한 대우자동차나 대우상용차도 현재 정규직 비율을 5대5, 7대3으로 채용하는 것을 볼 때 현대중공업 또한 비정규직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정규직 채용비율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현대중공업은 군산시 조례에 규정한 상시고용인원 500명을 울산지역 근로자들이 아닌 군산지역 근로자들로 충족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봉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장은 “이제 군산시도 현대중공업 유치에 따른 성과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현재 군산지역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군산시도 현대중공업측에 끌려다닐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을 대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현대중공업 취업준비생인 구모씨(28)는 “현대중공업을 지원한 모든 근로자들의 꿈은 정규직으로 오늘도 그 꿈을 향해 고된 노동도 감래하고 있다”며, “정작 대기업 입주라고 수레만 요란할 뿐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기업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