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추진중인 미장지구 개발사업이 토지주들과 큰 견해차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수송지구 등 인근 택지개발 등으로 개발 압력에 직면한 미장지구의 난개발 방지를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토지이용계획을 둘러싸고 일부 토지주들과 대립각이 커지면서 사업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토지이용구상 및 진행상황

미장지구 도시개발 사업은 미장동, 조촌동, 사정동 일원 계획면적 약 89만㎡에 대해 오는 2010년부터 2011년말까지 환지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현재 토지이용계획 수립을 위한 절차가 진행중에 있다.

이 사업이 준공되면 계획인구 6300세대, 1만78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초등학교 1개소, 중학교 1개소를 비롯해 공원, 공공시설 용지 등이 들어선다.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현재로선 주택건설용지가 44만㎡(49.8%)로 이 가운데 공동주택 면적은 대략 34만여㎡이고, 상업업무 용지는 5만여㎡(5.6%)에 달할 전망이다.

공공시설용지는 39만6천여㎡(44.6%)로 이 중 공원용지가 8만여㎡(9.1%)에 달한다.

군산시 의뢰로 전문기관이 제시한 토지이용계획(안)에 따르면 미장지구는 삼성 쉐르빌(신축중)과 미장 주공(신축중) 아파트 인근, 미장로와 공단대로 사이에 6~7개의 공동주택 단지가 조성된다.

미장 코아루아파트 앞쪽에는 단독주택지, 그 앞쪽에는 초등학교, 삼성 쉐르빌 옆은 중학교 입지가 거론중이며, 미장로와 시청앞 번영로 인근에는 상업용지를 집중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은 공동주택지 인근에 집적화 하는 안이 제시됐다.

현재 토지이용계획 수립 및 사전환경성 검토가 진행중이며, 토지이용계획안이 확정되면 관계기관 협의,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등을 거쳐 오는 7월 전북도에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승인신청을 할 계획이다.

군산시와 토지주 견해차 커

이와 같이 전문기관에서 제시한 토지이용계획안에 대해 토지주들의 반발이 크다.

미장지구는 기 개설된 미장로(30m, 동서관통)와 미장로를 가로질러 열십자 형태로 개설되는 중앙로(35m, 남북관통) 등 2개의 핵심 간선도로망이 예정돼 있다.

이들 도로의 노폭은 각각 30m와 35m에 불과해 수송지구와 맞물려 군산의 핵심상권으로 떠오른 신도심의 교통량을 수용하기에는 결코 넓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이에따라 노폭이 좁은 미장로 변에는 근린상업시설 배치를 최소화하고, 35m 노폭의 미장지구내 중앙로 변에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한 후 별도의 상업지역은 미장로 동쪽 끝 지점에 집적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초등학교 부지 인근에 중앙공원 조성을 계획중이다.

그러나 토지주들은 상업용지와 근린생활용지를 중앙로는 물론 미장로 변에도 집중배치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초등학교 부지 인근 중앙에 검토중인 공원부지도 미장지구 외곽으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이러한 주장은 미장지구가 공영개발이 아닌 환지방식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개개인의 토지용도가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향후 환지과정에서 이해득실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장로와 남북 중앙로 등 대로변에 토지를 보유한 주민들은 가능한 본인 땅을 상업용지와 근린생활용지로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 시관계자 설명이다.

지난 15일 군산시청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대책위 관계자는 “사업지구의 핵심인 중앙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며 “외곽으로 공원을 옮겨줄 것과 두 개의 핵심 대로변에 상업용지와 근린생활시설을 집중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장지구 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 수립을 둘러싸고 토지주와 군산시가 마찰을 빚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미장지구 개발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민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난개발 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이 사업이 오히려 교통혼잡 등 개발 부작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 시당국의 판단이다.

군산시는 주민 요구대로 두 개의 대로변에 근린생활시설과 상업시설을 배치하게 되면 도로 폭이 좁기 때문에 양쪽 한 개 차선이 마비돼 마치 현 대학로와 같은 교통난이 야기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업용지와 중앙공원을 집적화해 토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기관의 의견이 제시된 상황에서 주민 요구를 전면 수용할 경우 상업용지 분산에 따른 상권침체는 물론 공원 효율성 저하 및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권 저해 등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견해다.

문제는 미장지구 개발이 토지주들의 재산권 보호 및 쾌적한 신도심 조성 이라는 양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토지주 만을 고려한 개발이 이뤄질 경우 개발 취지가 불분명해지고, 토지주 입장을 지나치게 배제할 경우 형평성 및 재산권 저하 등을 주장하는 집단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미장지구 토지이용계획 수립 만큼은 공익적 관점에서 전문기관이 제시한 토지이용계획에 비중을 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누구나 자기땅에 상업지역을 해달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토지이용계획 수립은 전문기관에 맡기고 군산시 방침을 따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미래지향적 도시개발을 위해서는 각각 30m와 35m로 예정된 미장로와 남북 중앙로의 도로 폭을 확장해야 한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어 대안으로 주요 간선도로 노폭 확장을 전제로 근린생활시설 대로변 분산 배치를 통해 주민의견을 반영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주민설명회 분위기 -- 일부 시의원 구설

15일 주민설명회에는 300여명이 참여했으나 토지주들의 부정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

A토지주는 “기존 도시계획을 보고 땅을 샀는데 왜 뒤늦게 기존계획을 무시하고 개발계획을 새롭게 수립하느냐”며 “당초 도시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하라”고 주장했다.

B토지주는 “본인 땅이 공동주택 부지로 검토되고 있다”며 “개인땅을 왜 공동주택으로 묶느냐?”고 항의했다.

또다른 토지주는 “우리는 내땅에 대한 금액이 얼마인지가 중요하지 아파트가 어디 들어서든지 이런 거는 중요하지 않다”며 “내 재산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이날 설명회에서 미장지구 사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 군산시의원은 “토지이용계획안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경성검토를 하는 것은 절차상 잘못이다”며 “주민들은 급할 것이 없고, 시청이 한다고 따라갈 필요도 없다”고 말해 공인으로서 과연 적절한 발언인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 시의원은 특히 “멋진 미장지구를 만들어 살기좋은 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주민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공인으로서 거시적 관점에서의 미장지구 개발 시각이 아닌 지나치게 토지주 입장에 치우친 사적인 태도를 보여 구설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