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시행하는 군산시 미장동 주공아파트 신축현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소음이 발생해 공사가 중단되는 등 작업 과정에서 민원이 빈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민간 건설사가 아닌 공기업 주공이 신축하는 아파트 파일공사 현장에서 소음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전형적인 공사편의주의라며 불만과 함께 군산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어 집단행동이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4월말 이후 현재까지 군산시에 접수된 미장 주공 공사현장 관련 소음피해 민원은 약 30여건에 달하고 있다.

민원이 빗발치자 지난달 15일 군산시가 각 공구별로 소음측정을 실시한 결과 Y건설이 시공하는 1공구 인근 아파트 205동19XX호 지점의 소음도가 규정치 68㏈을 초과한 71.2와 72.6㏈로 측정됐다.

군산시가 Y시공사에 과태료 30만원을 부과하고 저소음기계장비를 사용하도록 개선명령을 내리면서 지난달 15일 이후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H건설이 시공하는 주공 2공구 현장 역시 소음민원에 휩싸여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군산시가 실시한 소음 측정에서는 모두 공사장 기준치 68㏈이하인 64~67.8㏈의 측정값이 나왔다.

군산시는 2공구의 소음도가 기준치 이하일지라도 기준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소음피해가 상당한 이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처벌 근거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시는 2공구 시공사에 저소음 기계장비를 사용토록 지난달 18일 공문발송하고, 주공 측에 저소음 공법 변경을 수회에 걸쳐 요청했으나 주공은 “공사비 과다를 이유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군산시 관계자는 밝혔다.

이 현장의 소음피해 근본 원인은 주공 측이 공사비 절감을 위해 저소음 저진동의 오거 공법을 사용하지 않고 소음이 큰 직타공법으로 파일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 의견이다.

저소음 공법인 오거공법을 사용할 경우 직타공법보다 약 20억원의 공사비가 추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주공아파트 사업승인 당시와 달리 착공시점인 지난 4월말에는 인근 아파트 입주에 따른 소음민원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불구하고 공법변경을 하지 않고 파일작업을 한 것은 주민 생활불편은 뒷전인 채 공사비 절감에만 집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산시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이 공사현장은 소음 측정결과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예상된다”며 “주공이 기준치 여부 및 공사비 만을 따질게 아니라 인근 입주민 등을 고려해 저소음 저진동 파일 공법으로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근 아파트 주민 A모 씨는 “안락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주택건설에 나서는 주공이 정작 아파트 신축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소음피해를 안겨주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며 “소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공법변경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