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취항한 군산-제주간 카페리 여객선이 3개월 새 수회에 걸쳐 휴항을 거듭하면서 항로에 대한 불신감과 함께 안정적 항로 유지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주)제주훼리에서 개설한 군산-제주항로는 5월 취항 이후 현재까지 선박 정기검사와 제주 화순항 접안시설 미비, 선박 접안장치 결함 등을 이유로 세 차례에 걸친 휴항에 들어가 안정적인 항로유지를 기대해온 이용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22일부터 또다시 휴항  

5월 1일 취항한 군산-제주(화순항)간 여객선은 지난 5월 18일부터 6월 26일까지 선박검사 등을 이유로 39일간 임시휴항에 들어갔다.

이후 6월 27일 운항 재개했으나 이틀 뒤인 6월 29일 또다시 휴항에 들어갔다가 지난 10일 운항을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 및 군산항만 유관기관에 따르면 21일 밤 제주 화순항을 출항한 군산-제주간 카페리 여객선은 22일 오전 군산항에 입항한 후 또다시 휴항에 들어갔다.

군산-제주 항로는 취항이후 82일 가운데 50일을 휴항하고 이번에 또다시 세번째 휴항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휴항과 관련해 운항선사 측에서 유관기관에 밝힌 사유는 선박 접안을 위한 기계장치 결함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운항재개 여부는 미정이다.

반면에 군산항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과 제주도 현지에서는 군산-제주를 오가는 현 여객선이 신설 국제항로에 투입되는 것이 휴항의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피서철 성수기를 맞아 군산항에서 제주행 여객선 사전예약을 한 많은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군산항에서 제주로 피서를 떠나기 위해 배를 예약한 사람들은 또다시 갑작스런 휴항결정으로 여행일정을 새로 짜거나 포기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각 폐업설도 나돌아

군산-제주항로의 이번 휴항은 세 번째 라는 점에서 휴업과 폐업 여부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다.

선박 장치상의 결함이라는 표면적인 휴항 사유에도 불구하고 항만 등 일각에서는 선사 측이 경영부담을 극복하지 못해 항로 자체의 존폐를 고민하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번 휴항과 관련해 제주도 현지 등에서는 군산-제주를 오가는 선박 퀸 칭타오호가 이달 말경 강원도 속초항에서 일본~중국~러시아 등을 잇는 국제 신규항로에 투입되는 관계로 휴항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군산-제주 항로는 선사 측에서 규모가 작은 대체선박을 확보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현재 운항중인 선박을 속초를 기점으로 한 신규 국제항로에 투입하는 대신 선사측이 소규모 대체선박을 물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1일에는 제주 서귀포시 공무원 일행이 군산을 방문해 군산-제주 항로 상황을 파악하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시 공무원들은 화순항 활성화를 위해 군산-제주 항로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했는데도 불구하고 잇단 휴항을 거듭하고, 운항재개 여부도 불투명한 선사 측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 혼란 --선사측 정확한 입장 표명 필요

군산-제주항로는 이번 휴항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운항재개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잦은 고장 등으로 휴항일이 많은 데다 운항선박의 국제선 투입설까지 겹치면서 자칫 운항재개 가능성이 희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휴항 원인이 단순 선박 고장일 경우 수리 후 운항을 재개하면 되지만, 일각에서 알려진 것 처럼 운항선박을 타 지역 국제항로에 투입하고 대체선박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선사측의 무책임한 항로운영에 대한 비판여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주)제주훼리가 군산-제주 항로의 낮은 수익성을 견디지 못해 결국 항로운영을 포기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마저 나오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따라 시민들의 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군산-제주항로의 정확한 휴항 사유 및 앞으로의 운항재개 계획 등에 대해서 선사 측이 책임있는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휴항이 잦아지면서 군산-제주항로 자체가 운항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회사 측은 조만간 대체선박을 구해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는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잦은 휴항을 거듭하면서 갈수록 무성한 소문에 휩싸이고 있는 군산-제주간 카페리 여객선 운항계획에 대한 선사 측의 책임있는 입장표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