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 새만금 해상경계 주장 논리가 30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향후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최근 김제시에서 현 해상경계선이 일재 잔재임을 주장하며 새만금 해상경계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타 지자체간의 권한분쟁에 대해 지금의 해상경계선과 자치단체의 행정권한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헌재 이번에 어떤 결정했나?

헌법재판소는 30일 ‘태안군이 옹진군의 관할해역에 골재채취허가를 내 주고 점용료를 받는 바람에 자치권을 침해당했다’며 인천시 옹진군이 충남 태안군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사건에서 옹진군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인용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번 결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이 미치는 관할구역의 범위에는 육지는 물론 바다도 포함되며, 공유수면에 대한 지자체의 자치권한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자체간 관할구역의 경계 결정은 최초 제정된 법률조항까지 거슬러 올라가 48년 8월 15일 당시 존재하던 관할구역의 경계가 원천적인 기준이 되므로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이 그 기준이 된다"고 판시했다.

이와함께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지형도가 없는 경우에는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한 국가기본도 중 1948년 8월 15일에 가장 근접한 것을 기준으로 해상경계선을 확인해야 하고 명시적 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행정관습법이, 행정관습법이 없으면 합리적으로 추단할 수 있는 해상경계선에 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옹진군과 태안군의 분쟁 역시 국가기본도상의 해상경계선에 비춰볼 때 이 사건 쟁송해역에 대한 관할 권한은 청구인 옹진군에 있다"고 결정했다.

헌재 결정 의미는?

일부 재판관의 소수의견도 있었으나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과거 당진군과 평택시 간의 권한쟁의 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공유수면(바다)에도 지자체의 자치권한이 명백히 존재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지자체간의 바다에 대한 관할구역 분쟁에 대해 해상경계선에 의한 경계확정 기준을 헌재가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토지리정보원의 국가 기본도상의 해상경계기준을 지자체간 경계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군산시와 김제시의 새만금 해상경계 분쟁을 판단하는데 비중있는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현 해상경계선이 일제 잔재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새만금 해상경계 재조정을 요구해온 김제시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반면에 「지형도상 해상경계선이 공유수면에 의한 경계를 확인하는 기준으로서 행정판례법상 인정되기 때문에 국토지리정보원이 간행한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이 불문법상의 해상경계로 인정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과거 결정에 근거해 새만금 공유수면의 71.1%에 대해 각종 인허가 및 단속 업무 등 고유 권한을 행사해온 점을 들어 현 해상경계가 존중돼야 한다는 군산시의 주장에는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다수 군산시민들은 “내부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김제시에서 논리와 모순되는 새만금 해상경계를 주장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국가기관 및 지자체 상호간의 권한 분쟁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쥔 헌재에서 자치단체의 자치권을 해상까지 인정하고, 그 해상경계 기준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간행한 지형도의 해상경계선으로 확인한 것은 새만금에 대한 군산시의 논리를 법률적으로 뒷받침 하는 계기가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