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송전선로 확충사업이 지중화를 요구하는 민원에 부딪혀 1년 6개월 째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산단 지역의 전력 수급계획 수립이 애초부터 허술하게 이뤄지고, 한전의 주민 홍보 또한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가에서 조성하는 산업단지의 경우 도로와 전력, 수도 등 기반시설을 당연히 갖춰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공장가동의 필수요건인 전력 부족이 우려될 때 까지 과연 한국전력을 비롯한 산업단지 유관기관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질타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는 철탑 경과지 주민들이 지중화를 요구하며 한전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으나 이제는 산업단지 입주업체들 마저도 산단 전력수요 예측을 잘 못한 것이 아니냐며 한전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따라 산단 전력 확충사업이 지연 될 수록 군산지역내 한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8일 군산시 상황실에서 개최된 산업단지 송변전설비사업 유관기관 간담회에서는 전력 공급난을 우려하는 군산지역 기업체들의 한전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군산 공단발전협의회 박준영(OCI주식회사 부사장) 회장은 “기업하는 입장에서 전기는 도로와 물 처럼 당연히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전기가 부족하다고 해서 답답하고 난감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회장은 이어 “산업단지 분양때부터 당연히 전력 수급계획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한전이 송전선로에 대해 대단히 소극적으로 대응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산단에 투자기업이 많아지면서 전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한전 측의 논리는 말이 안된다”며 “산단 전력공급의 문제를 가지고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특정업체가 전력공급 이해당사자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일각에서 산단 전력공급 사업이 OCI 등 특정회사 때문에 불거진 것 처럼 비쳐지는 것에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후문을 낳았다.

최근 군산시청에서 열린 유관기관 회의에서 한전에 대한 불만이 대두됐다.

또다른 기업체 관계자는 “전력공급은 산업단지 개인 기업의 문제가 아닌데도 수요 업체에서 전기를 요청하는 것은 문제”라며 “사전에 한전에서 업체를 방문해서라도 전력수요 예측을 했어야 지 않느냐”고 한전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나 자신도 송전선로 밑에 있으면 안전한지를 잘 모른다”고 전제한 후 “한전은 적극적으로 나서 전자기파 등의 안전성 문제를 폭넓게 홍보해야 한다”고 말해 한전의 주민 홍보방식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대두됐다.

특히 주민들이 인체 유해를 주장하는 송전철탑의 전자기파 문제에 대해 한전이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홍보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에대해 한전 중부건설처 관계자는 “산단이 조성되면 전력 등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나오는데 군장산단은 토지공사에서 실현가능성 없는 마스터플랜을 세웠고, 수요가 불분명하다보니 한전이 실현성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며 “한전이 책임 없다고는 못하지만, 한전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날 회의결과 산단 입주기업들은 주민 반발 외에도 한전의 전력수급계획 미흡 및 전자파 등에 대한 주민홍보 부족 등으로 산단 전력확충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따라 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전의 보다 적극적인 민원해결 의지와 안전성 홍보 등 태도 변화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편 한전이 추진중인 산단 송전선로 확충에 대해 회현면, 옥구읍 등 3개 지역 주민들이 반대 대책위를 구성해 반발함에 따라 군산시와 한전, 상공회의소, 한국산업단지공단 군산지사, 공단발전협의회 등은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해법을 마련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