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확산으로 전국이 사실상 비상상태에 돌입한 상황에서 군산시의회(의장 이래범) 의원들이 일본 해외연수를 떠나기로 확정해 비난이 일고 있다.

군산시의회 및 의원들에 따르면 시의원 23명중 19명이 2개 조를 편성해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연수 대상국은 최근 신종 플루로 인해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해당 정부 당국에서 신종플루 대유행을 선언한 일본 이다.

시의회는 이번 일본 연수에서 요코하마 항만, 하코네 국립공원, 가와사키 태양광 발전시설, 동경 공공디자인 우수시설 등을 시찰 할 예정이다.

일부 국립공원에서는 유람선 승선과 계곡 로프웨이(스키 리프트의 일종)탑승 체험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연수 시기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플루 확산기 인데다 군산에서도 신종 플루 확진 및 양성반응 환자가 수명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긴장도가 높아지는 민감한 때 강행된다는 점에서 부정적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모 시의원은 2일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타 지역과 타국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만큼 신종플루에 노출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시민의 날(10월) 행사와 도민체육대회(11월), 세계철새축제(11월) 행사를 취소하고 관련 예산으로는 신종플루 대책 마련 필요성 을 강조하는 등 신종플루 확산 방지에 행정이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각종 축제와 행사를 취소하면서 까지 신종플루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군산시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은 신종플루 확산으로 비상시국인 일본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것은 제아무리 벤치마킹의 명분을 제시한다 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시의원은 “의원공무국외여행 심사를 거쳐 결정된 일이라 연수에 참여한다고는 했으나 신종플루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상황에서 플루 사망자까지 발생한 나라에 간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며 스스로 적절한 시기의 연수가 아님을 시인했다.

또다른 시의원은 “집행부에는 신종플루 확산 방지 철저를 주문해놓고 시의원들은 정작 해외연수를 떠난다는 것이 좀 꺼림칙하다”고 말했다.

군산경실련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시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 씨는 “무조건 연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의회의 이번 해외연수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며 “지금이라도 연수 일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연수를 통해 군산의 현안사업인 미군비행장 소음문제를 비롯해 신항만 건설,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일본의 시설을 벤치마킹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며 “연수 일정이 생산적으로 짜여있는 만큼 관광성 연수는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남원시의회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잡혀있던 경제건설위원들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국외연수를 신종플루 등으로 혼란스런 시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2일 전면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