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국회의원

민주당은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의원 워크숍을 갖고 두 명의 전직 대통령 서거이후 야권 통합과 대여투쟁 방식 등에 대한 마라톤 격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강봉균 의원은 자유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당면 정치적 사안에 대해 개인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봉균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강의원은 이날 “소수야당인 민주당이 MB악법 저지투쟁과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을 벌이는 것은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 독주를 막고 민주당의 존재가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생존전략이었으나 그 효과는 고정 지지층을 결속시켰을 뿐 한나라당으로 돌아간 중산층의 마음을 되돌려 놓기에는 부족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노무현, 김대중 두 대통령이 석 달 간격으로 서거하면서 분향소에서 서민들이 흘린 눈물이 민주당의 지지도 상승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이런 감성적인 지지는 오래 갈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민주당이 정기국회에 조건 없는 등원을 결정했으나 향후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을 어떤 방식으로 지속할 것인지 걱정된다”고 밝힌 그는 “예산안 등 국정현안, 개헌, 행정구역 개편 문제 같은 굵직한 정치현안들에 대해서 합리적인 대안을 빨리 만들어서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국민들에게 보여 줘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의원은 특히 “민주당은 당의 진로를 어디에다 맞춰야 국민의 마음을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결단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이 죽고 사는 것은 민심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MB가 아무리 서민행보를 한다 해도 한나라당을 서민정당으로 생각할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후 “민주당이 조심할 것은 서민층들도 국회에서 싸움질 하거나 국민생활과 동떨어진 이념적 투쟁을 하는 정당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대선 때 한국의 중산층들은 MB가 경제 하나는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으며,이 때문에 국회 다수당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지 간에 MB에게 걸었던 경제호황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의원은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자는 개헌 필요성이나 권력구조에 대한 개인적 의견은 말하지 않겠다”고 전제한 후 “민주당이 앞으로 대통령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아무리 높아지더라도 현행과 같은 대통령제는 바꿔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헌을 위해서는 당 지도부에서 관심 있는 의원들로 팀을 만들어 개헌안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조속히 정리하고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한나라당의 개헌논의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서는 “지방행정의 효율화라는 단순 목표보다는 도를 폐지하여 영ㆍ호남ㆍ충청으로 갈라진 정치적 갈등을 해소한다는 보다 큰 목표를 설정하면 민주당이 결코 소극적일 수 없는 일”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행정구역 개편에 동참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의원은 한반도 문제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햇볕정책만 그대로 답습할 것이 아니라 주변 국가 변화를 주시하면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일본의 민주당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주장에 민주당도 큰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강의원은 끝으로 “MB의 임기가 아직 3년이나 남아 있고 한나라당 동조세력까지 합치면 200석을 차지하는 현실 속에서 민주당은 고난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마음은 과거에 매달려 있지 않고 미래를 보고 달려가는데 민주당은 과거의 인연에 따라 이합집산을 계속해서는 안되는 만큼 똘똘 뭉쳐서 미래지향적인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