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에 편입된 군장국가산단 지역의 각종 민원업무가 경제자유구역청과 군산시 등으로 이원화되면서 민원인 불편은 물론 효율적인 업무처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군장산단을 관할하는 경제자유구역청에서 해당 권역을 확실하게 관리하든가, 아니면 군장산단을 경자구역에서 제척(경자구역에서 제외하는 것)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새만금군산경자청 민원실이 군산시청내 개소되면서 경자구역 편입지역의 폐기물 처리허가, 옥외광고물 허가, 건축허가 신고 및 무허가건축물 단속 등의 각종 민원사무가 기존 군산시에서 경자청으로 이관됐다.

그러나 업무이관 후 1년여 동안 군장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 및 시민들을 중심으로 민원사무처리에 대한 불만여론이 지속 제기되고 있으며, 군산시도 이 민원에 대해 상당부분 수긍하고 있기 때문이다.

24개 기업체 황당한 민원처리

현재 군장국가산단과 군산산업단지 두 곳에 입주한 기업체 24개소는 똑같은 민원업무 처리과정에서 경자청과 군산시 등 2개 기관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업체의 시간 경제적 손실과 번거로움은 이만 저만 아니다.

군산의 6개 업체는 군산산단과 군장산단 두 곳의 경계지역에 자리한 관계로 민원업무 처리과정에서 소속기관 조차 불분명해 혼선을 겪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 일반 민원과 세무민원은 군산시에서 처리하고, 건축 및 폐기물 등의 인허가 업무는 경자청에서 처리하는 등 이원화된 민원처리로 인해 기업체 불편은 물론 기업민원 원스톱 통합처리를 표방한 군산시 방침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군장산단 소재 A사 관계자는 “산단 업무가 기관마다 중복되다보니 공장가동 실태조사, 기업애로사항 조사, 인력수요 현황조사 등을 군산시, 전북도, 경자청, 산업단지공단 등 여러 기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며 “기업을 도와주는 것인지, 번거롭게 하는 것인지 분간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건축·광고물 관리 부조화 심각

경자청 업무이관 이후 건축 및 옥외광고물 분야의 문제점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군산시는 아름다운 도심 경관조성을 위해 수송지구 등 주요 도심을 대상으로 군산의 특색을 살린 경관·미관계획을 수립 반영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경자구역에 편입된 군장산단 지역의 건축허가 및 사업계획승인 업무 등은 관련법상 경제자유구역청에서 처리하고, 군산시는 도로점용, 영업허가, 상수도공급 등 건축관련 잔존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군장산단의 건축물 인허가는 군산 특색을 살리지 못한 채 이뤄지고 있으며, 군산시에서 미관 등을 충분히 고려해 건축허가를 내주는 도심 시가지와 부조화를 낳고 있다.

이러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자구역 내 건축허가시 미관계획 등을 군산시와 협의하는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자청의 무허가 건축물 단속인원은 1명에 불과해 오식도동 일대 우후죽순 처럼 들어서는 원룸 등의 불법개조 및 불법영업 등에 대한 단속이 미비한 실정이다 

옥외광고물 역시 허가와 신고는 경자청 소관이지만, 경자청의 불법 광고물 단속 인원은 1명에 불과해 효율적인 단속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간판 규격과 색채 등도 군산시가 관리하는 도심지역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군장산단 입주기업체 근로자 강모 씨는 “군산시내와 비교할 때 산단지역은 간판이 통일감을 결여하고 있고, 조립식건축물이 많은 데다 유흥주점 등을 홍보하는 불법 현수막도 판치고 있어 행정력의 사각지대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근본 해법은 ‘군장산단 제척’

경자구역인 군장산단의 이러한 민원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새만금군산경자청과 군산시의 업무 협조가 가장 절실하다.

민원처리 기관의 중첩과 이원화로 인해 군장산단 입주기업과 오식도동 일대 주민들의 생활불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양 기관이 민원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하지만 근본 해법마련을 위해서는 경제자유구역에서 군장산업단지를 제척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현행법상 현 체제에서는 민원처리가 중복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군장산단을 제척해 군산시로 모든 민원업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산시는 지난해 3월 이후 현재까지 군장산단 제척을 6회에 걸쳐 정부에 건의했으며, 군산상공회의소 등에서도 제척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한 개선 움직임이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군산시를 비롯한 관련업체 등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군장산단 민원행정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군장산단 제척 문제가 향후 군산지역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군산시는 4일 이학진 부시장 주재로 경자청 사무이관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갖고 민원 불편 해소를 위해 경자청의 적극 협조를 요청하고, 근본적으로는 생산활동에 임하고 있는 기업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군장산단 제척을 더욱 강도 높게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