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경쟁력 시대

 도시를 디자인할 때 가장 좋은 것은 그 도시만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역사주의에 입각한 도시디자인이다.

 영국의 경우 도시가 오랜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주고 있고 사람들은 거리마다 배어있는 그 도시만의 개성과 전통을 느낄 수 있다. 도시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태리 또한 나라 전체가 디자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과 역사를 유지하는 도시디자인으로 이태리 사람들은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

 가까운 일본의 요코하마시도 지난 1971년 도시디자인 전문팀을 구성, 요코하마 냄새가 나는 도시로 디자인을 했다.

 이 당시 요코하마시는 몇 가지 원칙만을 제시한 채 디자인 개념에서부터 사업 실시까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역시민단체가 주도하도록 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디자인 역사는 일제강점기와 6.25 등을 겪으며 모두 소실되고 100년의 역사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그곳 현실에 맞는 다양한 절충주의 도시디자인 정책을 펴고 있다.

◇우수 사례

 우리나라도 디자인 도입에 대한 좋은 사례가 있다.

 바로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이다.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은 지역 보물찾기를 통해 그 마을만이 가진 차별화된 특징적 요소인 자연, 문화, 전통, 인공적, 추상적 자원을 주민 스스로 창출하고 발굴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군산지역은 2008년과 2009년 신시도 신선마을, 방축도 쌩끄미 마을이 2년 연속 참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전국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시도 신선마을은 신선으로 추앙받는 신라시대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의 소프트웨어적 가치가 주목을 끌었고 방축도 쌩끄미 마을도 마을의 설화를 벽화로 만든 스토리텔링화로 생기없는 도서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두 사업 모두 사업추진 과정에서 풀뿌리 주민자치의 가능성을 발현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킨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은 농촌동 위주로 전개되고 있고 도심 디자인 사업의 경우 각 지역별로 산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체계화되고 통일적인 디자인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은 그 지역 특색과는 상관없는 디자인 도입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조장하고 있다.

 예술의 거리가 유치한 개복동의 경우 최근 ‘피카소의 게르니카’ 벽화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이 쉼쉬는 문화쉼터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개복동은 과거 콩나물∙500고개로 대표되는 서민층의 애환이 녹아있는 곳이며, 더욱이 두 차례에 걸친 화재참사로 아픔이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에 피카소의 그림을 그린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역 특색을 고려하지 않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군산도 각 지역별로 다양한 역사성과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자원을 도시디자인과 연계시켜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주민 참여 유도∙공한지 활용

 도시디자인은 주민 참여도에 따라 성패가 크게 좌우된다.

 앞서 언급했던 요쿠하마시나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은 주민 스스로 아름답고 쾌적한 지역 창조를 통해 질적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 또한 주민과 지역사회가 주도되어 아름답고 특색있는 고품격 생활환경으로 지역을 종합적으로 재창조해 나가는 활동이다.

 주민 스스로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특색 발굴에 앞장 서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창출하는 노력이 동반되야 한다.

 이런 가운데 도심 휴경지를 활용한 디자인 창출도 좋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푸른도시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도심동 대상으로 환경친화형 골목길 2개소와 도시민 생태소공원 5개소를 조성했다.

 이중 생태소공원의 경우 공한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공원을 가꿔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는 한편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제 도시 디자인은 단순히 경관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도시 역사와 문화를 나타내는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춘 군산 디자인을 그리기 위한 시민들의 동참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