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봐야 별로 볼 것도 없는데 뭐 하러 가시는가요? 특별히 볼만한 것이 있어야지요~”

지난 14일 고향을 방문한 출향인 최모(66. 서울)씨.

최씨는 때마침 군산세계철새축제가 한창이라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과 함께 금강호 철새조망대를 찾아가던 중 택시기사로부터 이같은 뜻밖의 말을 듣고 기분이 언짢았다.

서울에 살면서 군산이 새만금을 계기로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곤 했으나 모처럼 내려와 탄 고향의 택시에서는 ‘지역 축제조차 별로 볼 것이 없다’고 깎아내리는 등 왠지 엇박자 관광도시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틈틈이 전국의 볼거리를 찾아다니곤 했던 최씨는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기간에 외지인에게 축제를 알리고 홍보해야 할 택시기사가 되레 볼 것도 없다며 축제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관광군산이 아직은 멀기만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군산시가 내년 초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 개통을 앞두고 관광도시 군산을 대비하고 있으나 사실상 관 주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관광 군산의 이미지 실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행정에서는 관광 군산을 주창하면서 새만금 관광을 외치고 있으나 정작 외지 관광객들과 접촉 빈도가 높은 택시기사, 음식점, 상가 등 일반 시민들은 군산 관광에 대해 자부심은 커녕 열등의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처음 군산에 온 관광객들은 주요 볼거리를 방문도 하기 전에 관광여건이 열악한 군산이라는 선입관을 갖는 등의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

실례로 인터넷에서 짬뽕으로 유명한 군산의 모 음식점을 알아 놓은 정모(38, 전주)주부는 “최근 볼일 있어 군산을 방문했을 때 시내 모 상가에 들러 유명한 짬뽕집 이름을 대며 위치를 물어봤으나 주인으로부터 ‘맛도 별로 없는 데 왜들 그 곳을 찾아 오래 기다리면서 먹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마치 자기를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무색했다”고 말했다.

군산에서 배낭여행을 경험한 대학생 김모(27, 홍성) 씨는 “시내에서 만난 일부 사람들에게 지역의 가볼만한 곳이 어딘지를 물었으나 월명공원, 은파관광지 말고는 갈곳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외지인인 자신도 비응항과 금강하구 일대 관광지를 알고 있는데 정작 군산시민들은 불친절한 것인지, 아니면 관광정보가 부족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올여름 대천 여행길에서 만난 그곳 시민들과 택시기사들의 친절한 안내 및 상냥한 미소와는 달리 군산에서는 택시기사도 무뚝뚝하고, 시민들도 친절함이 배어 있지 않아 대조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새만금 방조제 개통을 앞두고 더욱 많은 외지인들이 군산을 찾는 상황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의식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불친절 해 대책마련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군산시 등 관 위주의 관광정책에서 탈피해 외지인들과 직접 대면하는 택시기사, 대형음식점, 편의점 등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객 친절도 제고 교육 등 신속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군산의 미래를 여는 시민회의 관계자는  “한 도시의 관광 자립기반은 관광 정책을 펼치는 행정뿐 만 아니라 그 지역의 시민들까지 한마음 한뜻이 될 때 튼튼하게 구축될 수 있다”며“ 제각각인 군산의 관광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군산시는 개인택시조합이나 음식업중앙회 등 각 직능단체와 연계해 군산 관광 현주소를 점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