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산단 송·변전설비 확충을 위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군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잇따라 유보되면서 한국전력 측에 대한 주민 신뢰 문제가 이 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시는 1일 오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군장산단 전력 확충을 위한 도시계획시설 결정 안건을 재 심의한 결과 지난 10월말 첫 회의에 이어 또다시 의결을 유보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달 송전선로가 지나는 6개 읍면동 주민 면담결과 전력확충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지중화를 촉구하거나 지역 협력사업 지원을 희망하는 의견(임피, 회현면), 송전선로 경유 반대(옥구읍), 마을 집단이주(신관동 신촌마을), 송전선로 건설자체 반대 및 경과지 전 필지 보상촉구(미성동) 등의 의견이 수렴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은 송전선로 경과지 변경은 제2의 민원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에 곤란하고, 주민 지원 사업은 현재 확보된 32억원 외에 향후 주민들과 협의해서 증액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후 일단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승인해주면 나중에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며 위원들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한전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다수 도시계획위원들의 반응은 차갑다 못해 한전에 대한 불신감으로 이어졌다.

A 위원은 현재의 송변전설비 경과지를 최적안이라고 밝힌 한전 측이 도시계획위 지적에도 불구하고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결정 마저 승인해주면 과연 한전이 민원해결에 성의있게 임할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한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B 위원은 한전은 기 확보된 32억원의 주민 협력사업 예산 외에 향후 주민 협의를 통해 관련예산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얼마 만큼 증액 할 것인지 정확한 예산을 확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C 위원은 도시계획위의 결정은 향후 주민들이 한전과 (보상 및 지원사업을)협의하는 과정에서 밀접한 영향을 끼치므로 의결에 앞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 위원은 전력확충 사업이 국가사업이긴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한전이 오락가락한 것은 틀림없다며 이 사안은 한전에 대한 신뢰문제로서 자칫 민민갈등도 우려되는 만큼 시민 입장에서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 위원은 한전은 주민지원이나 보상 과정의 한계만을 내세울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주민 입장에서 보상협의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날, 사업의 절박성 및 뚜렷한 대안 부재를 이유로 향후 실시계획인가 과정에서 주민지원 사업에 대한 한전의 확약을 조건으로 원안가결을 제안했으나 민원해결 없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승인할 경우 자칫 주민 감정이 격화될 수 있다는 다수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안건 의결은 유보됐다.

회의가 끝난 후 모 도시계획위원은 “안정적인 산단 전력공급을 위해 전력시설 확충은 필요하지만, 한전의 사업방식이나 민원해결 의지는 소극적이어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도시계획위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주민 접촉을 통한 의견수렴 및 한전에 제시할 확약조건 등을 마련할 방침이어서 한전의 민원 응대 태도변화에 첨예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