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해경 뇌물스캔들 ‘얼룩’

전∙현직 형사계장 줄줄이 구속

한정근 기자 / 2010-01-08 10:36:54

군산해양경찰서 전∙현직 간부가 면세유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체포되는 등 뇌물스캔들로 얼룩지고 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3일 면세유 관련 사건 등을 축소 수사하는 조건으로 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군산해경 형사계장 신모씨(57)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정읍지청에 따르면 신씨는 2008년 3월 31일 소룡동 옛 군산해양경찰서 부근 주차장에서 “면세유 불법 유통사건을 축소해 달라”는 업자의 청탁과 함께 현금 29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특히 신씨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업자에게 현금으로 뇌물은 받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해경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씨를 4일자로 직위해제했다.

이에 앞서 2007년 당시 군산해경 형사계장으로 근무했던 여수해경 수사과장 조모씨(54)도 지난달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따르면 조씨는 2007년 4월 군산해경 형사계장으로 근무하면서 불법 면세유 업자인 B모씨로 부터 C씨 등이 구속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받고 사례 명목으로 600만원을 비롯 14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8년 7월께 불법 면세유 단속 무마의 대가로 B씨 엔터프라이즈 승용차(시가 750만원)와 A씨 소유의 매그너스 승용차(시가 250만원)와 교환해 시세 차익 500여만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조씨가 뇌물을 챙긴 후 여수해경 수사과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후임인 신씨가 또 다시 뇌물을 수수하는 등 전∙현직 형사계장이 ‘뇌물스캔들’로 체포되는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이에 대해 뜻있는 시민들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업자와 결탁해 사건을 축소, 은폐하고 뇌물까지 챙긴 것은 도덕적 기강해이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며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경 내부에서도 잇따라 뇌물스캔들이 터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서장님이 투명하고 공정한 사건처리를 강조했다”며, “아울러 외부와의 어떠한 청탁 연결고리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면세유 뇌물사건과 관련해 전북지방경찰청은 최근 5년간 종결된 면세유 사건을 수사했던 군산경찰서를 비롯 도내 5개 경찰서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