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서 발생한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백희영 여성가족부장관이 지난 18일 전격 전북을 방문한 가운데 군산지역 유관기관들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산시는 21일 4층 상황실에서 군산경찰서와 군산성폭력상담소, 군산교육청, 아동보호시설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시 아동∙여성보호연대 회의’를 가졌다.
이날 참석위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이학진 부시장은 “이번 사건은 주위 조금의 관심만 있었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이 남는다”며, “선진국은 아동폭력에 대한 신고가 활성화된 반면 한국사회는 신고를 나쁜 측면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이웃과 가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신고를 통해 더 이상 고통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희 군산성폭력상담소장은 “이번 사건을 보듯이 이제는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을 보호하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지금이라도 결손∙조손 가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 후 실질적인 보호대책이 선행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손∙조손 가정 아이들은 통∙리장들을 동네안전지킴이로 위촉해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서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경희 군산교육청 학무과장은 “이번 사건 최초 발생 후 군산교육청은 피해 아동에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처를 해 왔는데 언론 보도로 2차 고통을 겪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런 유사 사건발생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아이에 대한 보호가 첫 번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교육청은 장기∙무단결석 학생에 대한 가출 예방지도와 결손∙조손 가정 아이를 파악, 1대1 결연을 추진하고 있다”며, “갖가지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만큼 군산시와 적극 협조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선자 은혜의쉼터 시설장은 “아동 성폭력 발생시 학교에서는 사건을 축소하기 급급하고 가해 학생 부모는 합의를 통해 사건을 무마시키려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경우 가해학생은 죄의식없이 또 다시 재범을 할 우려가 있는 만큼 반드시 사건 처리를 통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명 군산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아동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선 사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데 현재로선 미흡한 게 사실”이라며, “관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방범진단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학교가 일반적인 학교운영에 필요한 CCTV만을 운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서부아동기관 관계자는 “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주, 익산, 남원 등 단 3곳뿐으로 군산지역도 하루빨리 신설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그리고 아동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위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정열 나운종합사회복지관장은 “피해∙가해 학생 모두 저희 복지관을 이용하던 아동들로 사전에 이같은 범죄를 대처하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아동 범죄를 예방, 대처할 수 있는 전담기관을 설립해 아동 폭력과 관련한 개연성 있는 아동들을 발굴, 관리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참석 위원들은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대화창구, 가정-학교-유관기관을 연계하는 네트위크 구축, 반상회 문화 부활, 피해 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치유 시스템 마련 등을 건의했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