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군산 중앙고와 익산 남성고의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법령위반 임을 이유로 즉각 시정 조치 방침을 밝혔다.

전라북도 교육청 주재봉 기획관리국장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율고 지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법인의 재정부담 능력인데 중앙고와 남성고는 법정부담금 납부 불확실성이 크고, 자율고 지정으로 고교 평준화 정책이 흔들려 불평등 교육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돼 지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 국장은 또한 "오늘(2일) 이러한 내용을 공문으로 두 학교에 보내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9일 도교육감이 최종 발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북교육청의 자율고 지정 취소 처분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위반으로 판단돼 즉시 시정 조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 제1항에 따르면 교육감이 평준화 지역의 자율고를 지정할 때 교과부 장관과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자율고 지정에 관한 사항만 명시돼 있고 취소 기준 및 절차와 관련해서는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국민의 권리 의무를 제한하는 취소 처분은 중대한 법률 위반 등의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행해져야 하며, 취소 절차 역시 지정할 때와 동일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유권 해석기관인 교과부 입장이다"고 밝혔다.

교과부의 이러한 입장은 “교육감이 자율고를 지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취소할 때도 교과부 장관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고 일방 취소 처분을 하는 것은 법령 위반이라는 것”이다.

교과부는 특히 "정부법무공단 등의 법률 자문에서도 교육감이 교과부 장관과 협의 없이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하자 있는 처분이며, 지정 취소 사유가 발생했을 때도 신뢰보호 원칙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게 최종 결론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전북교육청의 자율고 취소 처분은 명백한 법령위반이므로 즉시 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고, 기간 내 처분에 대한 취소를 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법 제169조 제1항에 따라 교과부 직권으로 처분을 취소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법치 질서에 위배되는 교육감의 법령위반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북도교육청이 교과부의 시정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교과부 직권으로 도교육청의 결정을 취소한다는 방침이어서 정부와 전북도교육청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