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지역 주요 관광명소 21개소를 선정해 시행중인 ‘스탬프 투어’ 제도가 부서간 협조미흡 등으로 오히려 군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1개소에 달하는 스탬프 투어 관광지 상호간의 연계성이 미흡한데다 일부 관광시설은 아예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할지 애매할 정도로 관리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민 김모씨(45)는 최근 휴일을 맞아 모처럼 초등생 자녀를 데리고 평소 언론을 통해 접한 군산 스탬프 투어 길에 올랐으나 몇 개소를 제외하고는 상당수 관광시설에서 큰 실망을 안고 돌아왔다.

은파관광지와 진포해양테마공원에서는 나름대로 볼 것도 많고 설명해 줄 것들도 있어 흥미롭고 호감도가 높았으나 그 외 지역에서는 스탬프 투어를 위해 찾았다는 것이 회의감이 들 정도로 행정적 준비나 관리상태가 허술했기 때문이다.

김씨 가족 일행은 “이날 방문한 옛 군산세관의 경우 해설사 자리는 있었으나 해설사를 만나지 못했으며, 내부가 너무 덥고 시설마저 열악해 불편이 컸다”고 말했다.

역시 스탬프 투어 코스인 월명동 히로쓰가옥을 찾았으나 공사중 이라는 안내글만 작게 표기돼 있을 뿐 공사가 언제 끝나서 관람이 가능하다는 문구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며 방문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편의주의적 행정에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제시대 서양 건축양식으로 이름난 개정동 이영춘 가옥을 들렀으나 덩그러니 가옥의 외관만 볼 수 있을 뿐 문이 잠겨 있어 내부 건축양식 등은 둘러보지를 못했다며 도대체 무엇을 보고, 느끼라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발산초등학교 내 자리한 발산리 5층 석탑은 이정표가 미흡해 찾는데 애를 먹었으며, 옥구향교 역시 주변정리가 미흡해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모처럼 가족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주기 위해 스탬프 투어를 나섰는데 오히려 가는 곳 마다 관광안내 시설이 미흡하고, 그곳으로부터 무엇을 느끼고 돌아와야 할지를 몰라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내 역시  “스탬프투어 후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하는데 오히려 가봤자 볼 것도 없더라는 말을 해야 할 듯 싶었다”며 시내 관광지 관리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군산 스탬프 투어와 관련해 방문객들의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상 관광지에 대한 집중 점검이 요구된다.  

군산시는 오는 10월까지 21개 관광지 스탬프투어를 마친 사람을 명예 홍보요원으로 위촉할 계획이지만, 이렇듯 부실하게 관리 운영되고 있는 관광지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스탬프 투어라면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히로쓰가옥 이나 구 세관 건물 등은 문화재 관리부서가 별도로 있다 보니 문화재 보호에 주력하는 관리부서와 관광지 활용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관광부서와 다소 협조가 미흡한 점이 있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