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최근 행정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마련한 조직개편안이 핵심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대 관심사인 농업분야 개편안은 일부 농촌지역 시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일부 부서의 명칭만 바꾸는 것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최근 일부 부서의 명칭을 바꾸는 것을 주요 뼈대로 하는 ‘군산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개정조례안에 따르면 시민이 보다 쉽게 이해하기 쉽도록 ‘상하수도사업소’를 ‘수도사업소’로, ‘여성복지과’를 ‘여성아동복지과’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또 ‘청소과’는 ‘자원순환과’로, ‘공영사업과’는 ‘도시개발과’로 명칭을 바꾸는 것이 골자다.

시는 이번 행정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이 달 11일까지 시민들의 의견을 들은 뒤 조례규칙 심의회에 최종 개편안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동안 최대 관심사였던 농업분야 개편안은 빠져 행정조직의 효율성과 전문성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당초 항만경제국 산하 농정과와 농수산물유통과 2개과를 농업기술센터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농업부서 조직개편을 통해 농정기획과 연구개발, 상담지도, 유통 등을 총망라하는 조직을 갖춰 지역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시의 이러한 농업조직개편안은 의회상정도 되지 못한 채 ‘사장(死藏)’될 위기에 놓여있다.

농촌지역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예상 밖으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농촌지역 의원들은  “농업부서 조직을 개편할 경우 직렬상(행정직, 농업직, 지도직, 기술직) 이질감으로 조직내 또다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데다 자칫 사업소의 농정업무 총괄 과정에서  농업정책이 홀대받을 수 있는 만큼 행정편의적인 조직개편은 지양해야 한다”며 반대이유를 밝히고 있다.

반면에 시의 농업부서 조직개편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농업부서 조직을 개편할 경우 농업정책과 농촌지도사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이 가능해 업무의 효율성 제고는 물론 경쟁력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에 개편안을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농업분야 조직개편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시의원들 사이에서 찬반 입장이 맞서자 군산시는 향후 시의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바람직한 조직개편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농업조직 개편안에 대해 잠정 유보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군산시가 조직 효율성을 고려한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뚜렷한 소신 없이 시의회 눈치보기식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