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응도에 건립될 예정이던 사우디 호텔 조감도

이종홍 항만경제국장이 비응도 호텔 계약해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군산시 이종홍 항만경제국장은 24일 언론인 브리핑을 갖고 “그동안 10여 차례의 방문 협의와 4회에 걸쳐 사우디S&C사에 본계약 촉구 공문을 발송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측에서 계약 이행 의사를 보이지 않아 이 날짜로 가계약 해제를 사우디 측에 통보했다”고 공식 밝혔다.

이로써 새만금시대 관광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군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외자유치를 통한 비응도 호텔건립은 지난 2007년 12월 시와 사우디S&C사의 투자협약 체결 이후 3년 2개월만에 수포로 돌아갔다.

시는 2009년 6월 사우디 측과 가계약 체결이후 호텔예정부지 소유권이전과 산단 개발계획변경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한데 이어 고도제한문제, 토지매각 방법, 군부대이전, 기반시설 확충 등 본계약 체결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사우디 측이 본계약과 무관한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해 법률 자문기관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가계약 해제 결정을 했다고 시는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당초 가계약 당시 99억여원(완충녹지)이던 호텔예정부지 땅값이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 이후 213억원으로 크게 오른 데다 인근에 200실 규모의 민자호텔 건립 및 신시~야미도 구간 다기능부지 조성 등 주변 여건이 변화하면서 사우디 업체 측이 본계약 체결에 소극적이 되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군산시 법률자문을 맡은 대륙아주 측의 변호사는 “군산시는 본계약 추진을 위한 제반 행정절차를 마무리 하는 등 본계약 추진 준비를 성실히 추진해왔다”고 전제한후 “4차에 걸친 최후 통첩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은 사우디 측과의 계약해제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사우디 측이 2009년 7월 납부한 계약체결 이행보증금 3억원은 이번 계약 해제로 인해 군산시에 귀속 된다”고 밝혔다.

사우디 S&C사 측은 그러나 군산시가 사전 상의없이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할 경우 상상할 수 없는 행동까지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강경 입장이 담긴 공문을 최근 군산시에 보낸 것으로 확인돼 향후 계약해제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3년여 동안 끌어온 비응도 호텔건립이 무산됨에 따라 군산시의 공신력 추락과 행정력 낭비, 사전 치밀한 분석 없이 성급한 가계약 체결에 따른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비응도 호텔이 무산돼 아쉬움은 크지만, 개발이 쉽지 않던 국방부 군부대 부지를 직도지원사업과 맞물려 이 사업추진으로 군산시 소유권화 하고, 상업용지 변경에 따른 자산가치를 높인데다 관광기반시설 조성 여건을 완료한 만큼 소모적 책임논쟁 보다는 해당 부지의 활용방안 및 후속 투자자 모집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한편, 군산시는 비응도 호텔건립부지 활용 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군산발전협의회 등의 논의를 거쳐 호텔이나 가족형 콘도 등의 용도를 다시 결정할 계획이며, 투자를 희망하고 있는 미국계 법인 등을 대상으로 투자제안서를 접수해 철저한 검증에 나선 후 후속 사업자를 물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