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호령하던 군산지역 배드민턴이 금강중학교 배드민턴부 해체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금강중은 지난 17일 학교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 배드민턴부 해체를 결정하고, 18일 군산교육지원청과 전라북도배드민턴협회에 이같은 내용을 공식 통보했다.

▲해체 원인...학부모 갈등 최고조

 지난 2007년 당시 지역 배드민턴 꿈나무들의 체계적인 발굴과 육성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범한 금강중은 이번 해체로 인해 5년만의 짧은 창단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창단 이후 금강중은 지역 우수인재 역외유출을 막고 각종 전국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중앙고등학교 배드민턴부를 공식 창단하면서 초-중-고등학교를 잇는 연계 육성의 길이 열려 안정적인 선수수급과 체계화된 훈련 프로그램으로 전력향상이 기대됐다.

 그러나 이 모든게 해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물거품이 돼 버렸다.

 학교측은 해체의 공식원인에 대해서는 선수 학부모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운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당사자인 학부모들도 해체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부모간 갈등은 나운초 시절부터 지속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 선임에서부터 훈련방식, 대회 출전 문제 등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학부모들은 갈등을 보여왔고, 대립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국 해체라는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선수 진로 어떻게 되나

 이번 해체로 인해 당장 올해 진학을 앞둔 3학년 선수를 비롯 총 10명의 선수들의 진로에 비상이 걸렸다.

 배드민턴부 해체로 인해 선수들은 체육특기생 신분이 말소됐고, 타 지역 학교로 전학하지 않는 이상 체육특기생 신분 유지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이번 해체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협화음으로 인해 선수들의 전학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 배드민턴부 운영 학교들의 경우 금강중 해체가 학교 자체 문제가 아닌 학부모로 인한 해체사유라면 선수들을 수용하는데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현재 소속된 금강중에서 체육부가 아닌 스포츠 클럽이나 동아리활동을 통해서 선수생활을 이어가야만 한다.

 이 경우 그동안 매년 학교에서 지원받던 4500만원의 예산이 중단돼 선수 개개인간 막대한 부담요소로 작용된다.

 대회 출전 또한 소년체전 등 메이저대회가 아닌 클럽이나 동아리대회만 출전할 수 밖에 없어 전력 하향세도 우려된다.

 현재 선수들의 진로는 단 한명도 결정되지 않았다. 최종 결정은 선수와 학부모가 협의를 통해 진로를 선택하게 된다.

▲모든 피해는 선수몫

 이번 해체로 인해 자라나는 배드민턴 꿈나무들의 진로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고, 그로 인한 피해는 선수들이 짊어지게 됐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현재 금강중에 속한 선수들 중에는 전국대회 전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선수들을 비롯 최상급의 선수들이 당분간 선수로 활약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5월 소년체전에서도 최소 동메달 이상을 기대했던 전라북도로선 금강중 해체는 아쉬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해체는 군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손실이라는게 배드민턴계의 중론이다.

 현재 선수 개개인의 전력으로 볼 때 장차 국가대표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에 금강중 사태를 지켜본 시민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로지 배드민턴 최고를 향해 달려온 꿈나무들이 이번 해체로 인해 부담해야할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까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못한 학교, 교육지원청, 배드민턴협회 등도 책임론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김성섭 금강중 교장은 “어떤 방법으로도 해체만은 막도록 노력했으나 학부모들의 뜻이 워낙 완강해 결국 해체수순을 밟게 됐다”며,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한참 성장해야할 우수한 선수들의 진로가 불투명해지고 이로 인해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배드민턴계 대대적 쇄신 여론

 대다수 뜻있는 시민들은 이번 해체를 계기로 지역 배드민턴계의 대대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배드민턴계는 현직 교장과 지도교사 등이 체육용품을 횡령한 혐의로 현재까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도 교육청에서도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현직 교장과 지도교사 등에 대해 줄줄이 경∙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그동안의 일련의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배드민턴계가 한단계 도약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아울러 어린 선수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나서 지혜로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