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이 군산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개설을 재신청한 가운데 정부의 균형있는 지방 의료발전 정책수립 및 지원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방의 의료서비스 여건이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데다 인구수가 유사한 지방자치단체 간에도 의료환경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는 등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복지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세 커지는데...의료수준은 낙후

군산시의 경우 새만금사업과 기업유치 등 개발기대감에 힘입어 최근 연간 4000여명씩 인구가 늘고 있는 데다 각종 문화·관광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되는 등 도시발전이 가속화 하고 있으나 시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서비스는 제자리에 머물러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군산의 의료여건은 전국적으로 인구수 등 시세가 유사한 자치단체에 비해 매우 불만족스러운 상황이어서 낙후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대형병원 건립이 지역사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대한병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군산시(6월말 27만4196명)는 인구가 유사한 전국 지자체 가운데 대학병원급 병상이 전무해 ‘의료 오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반면에 지난해 말 인구기준으로 ▲인근 익산시(30만7천여명)는 원광대병원 842병상▲춘천시(26만9000여명)는 강원대병원 402병상과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456병상▲경남 양산시(26만239명)는 부산대병원 654병상▲원주시(31만4678명)는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823병상으로 파악돼 군산시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군산의 경우 대학병원급은 아닐지라도 종합병원 이상 병상수가 651 병상에 불과하지만 춘천시는 843병상·원주시는 1073병상·진주시는 1656병상으로 분석됐으며, 1병상당 인구수 역시 군산은 418명인데 반해 춘천은 320명·원주시는 293명·진주시는 2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역내 일부 병원의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군산의 의료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속한 응급의료 행위가 요구되는 뇌질환 및 심혈관 질환자의 생명위험은 물론 시민 삶의 질 저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군산 질병사망률 전국평균 보다 월등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질병사망률이 전국평균 지난 2008년 498명, 2009년 497명인데 반해 군산지역은 622명과 617명으로 전국평균 보다 25%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군산을 비롯해 김제시, 부안군, 서천군, 보령시 등 의료수준이 열악한 군산 인근 5개 시군의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934명(2008년), 919명(2009년)으로 전국평균 보다 최고 87%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군산 등 인근 5개 시군의 경우 신속한 의료서비스 여부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는 신경계통과 호흡기 계통 질환에서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전국평균의 2배 이상을 차지해 군산 등 전북 및 충남 서해안권 의료수요 확충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군산의 의료자립도가 낮다보니 2007년 584억원이던 시민들의 역외유출 진료비가 2008년 901억원, 2009년에는 1061억원으로 크게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관외 유출 입원환자 역시 지난 2009년 1만5800여명으로 원주 9217명, 춘천시 7822명 등에 비해 타 지역 의료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촌음을 다투는 군산지역 심장·뇌혈관질환 환자들의 불안감 가중은 물론 의료비 역외유출에 따른 지역사회 시간·경제적 손실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 공공의료 정책 균형상실 불만

이렇듯 지자체간 의료여건 불균형이 가중되는 것은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이 균형감각을 상실한데다 지자체의 시세확장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의료계획이 수립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군산처럼 도심개발 가속화 및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자체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위해서는 공공성을 지닌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조속히 확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의료균형 발전 지원 및 국비지원 시급하다.

군산시민회의 관계자는 “인구가 늘고, 도심팽창이 빠르게 진행되는 군산지역의 최대 현안은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확충인 만큼 정부는 지방도시의 의료 양극화 현상 해소를 위해서라도 군산지역의 의료시설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대병원은 현재 군산시 옥산면에 지상 8층 지하 3층 500병상 규모(의사 200여명)의 의료기관을 오는 2018년까지 건립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신청서를 제출,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