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가 군산시와 현대중공업의 동반성장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해 향후 지역 경제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시의회는 14일, 제 15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현대중공업 유치를 위해 행정지원과 각종 세제혜택, 고용보조금 등을 시민 혈세로 지원했으나 유치 효과는 당초 시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군산시와 현대중공업의 동반성장 노력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서동완 시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날 건의문은 군산에서 가동 중인 대표 대기업의 미비한 고용효과와 열악한 지역사회 공헌도 등을 대의기관인 시의회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기업 등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의회는 건의문에서 “당초 군산시는 현대중공업이 유치되면 50여개 협력사와 1만1000여명의 신규고용 등 3만5000여명의 인구 유입이 된다고 홍보했으나 올해 6월까지 정규직 채용은 48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희망을 가졌던 수 천명의 현대중공업 기술연수생들은 대부분 중도 포기를 하고, 소수 연수생들만이 정규직의 꿈을 안고 생활하고 있다며 정규직 채용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군산지역 대기업들이 대부분 소모성 자재와 사무용품 등을 본사에서 조달하면서 영세 지역업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울산에서 공급되는 소모성 자재와 사무용품을 군산 지역상품으로 사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발표한 서군산지역 축구장 조성사업비가 시민 혈세로 지원된 투자지원보조금 100억원의 절반인 50억원에 불과하다며 당초 투자지원보조금에 해당하는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시의회는 군산시 역시 실적위주의 전시성 기업유치가 아닌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업 유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날 시의회 건의문은 군산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대기업들이 정작 지역을 외면하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채찍과 자극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유치 당시 인센티브로 제공한 투자지원보조금 까지 공식 거론하면서 보조금에 상당한 사회공헌 사업을 시의회가 강권하고 나선 것은 자칫 기업의 자율성 침해와 군산시의 친기업 이미지 저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