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페이퍼코리아 전경

회사 측은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추진위(26일)에 앞서 위원들에게 사전 배포한 회의자료 까지도 엄격한 대외비 요청과 함께 서약서를 요구해 추진위 기능과 역할,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는 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특히, 회사 측이 추진위원들에게 요구한 서약서에는 위원회에 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동과 기밀을 누설한 위원은 제명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어 위원들로부터 '추진위원회 무용론' 까지 대두됐다.

실제로 26일 페이퍼코리아 공장이전 추진위원회(위원장 채경석 군산시의원)는 군산시청에서 두 번째 회의를 갖고 회사 측으로부터 이전에 따른 현 공장부지 개발 계획과 사업성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회사측이 비공개 회의를 안건으로 제시하면서 한시간여 동안 비공개 회의의 적정성 논란이 벌어지는 등 회의 진행이 진통을 겪었다.

회사 측은 회의 내용이 사전에 유출될 경우 각종 민원발생이 우려되고, 지난 8월 1차 회의 이후 주가가 15.9% 하락한데다 상장사로서 공시규정 저촉 가능성을 등을 이유로 추진위원회 비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페이퍼코리아 박건표 부사장은 “이전이 확정되더라도 채권단 100%, 주주 3분의2 이상 동의를 구해야 실행이 가능하다”며 “현재는 이전이 확정된 상태도 아니고 위원회에서 보고된 개발계획과 사업성, 분양가 등이 향후 영업기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채경석 추진위원장은 “회의 내용이 비밀에 부칠만한 내용이 없는데도 오히려 비공개로 회의가 진행되면 여러 의혹이 증폭될 수 있다”면서 비공개 회의 주장에 설득력이 없음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긴 논란 끝에 앞으로 추진위에서는 사안에 따라 공개와 비공개를 융통성 있게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이전에 대한 페이퍼코리아 측의 비공개 추진위원회 요구 등 일련의 대응방침에 대해 다수 시민들은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군산시가 시장 공약으로 정하고 추진위까지 구성해 이전 문제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회사 측의 이렇듯 보신주의적이고 폐쇄적인 태도가 자칫 시민정서에 부응하지 못해 여론적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페이퍼코리아 이전문제는 벌써부터 일각에서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등 지역내 뜨거운 감자가 돼버린 만큼 추진 과정 및 논의단계에서부터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민 김모 씨는 “악취민원 해소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페이퍼코리아 이전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특혜의혹 등 잡음의 소지가 많은 프로젝트인 만큼 회사 측은 비공개 같은 밀실논의를 고집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지역사회 여론을 결집시키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