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모 임대아파트 분양사무소 관계자가 계약금 등을 갖고 잠적한 가운데 당초 우려했던 이중계약 의혹이 끊이질 않으면서 계약자 반발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사무소 관계자의 잠적 사실이 알려진 당시만 해도 건설사와 자취를 감춘 직원과의 개인 문제로서 계약자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 호수에 복수로 계약하는 이른바 이중계약 의혹이 제기돼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군산시는 같은 동 호수에 두 건의 이중계약이 이뤄졌다는 민원이 제기돼 13일 군산경찰에 사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계약을 체결하고 중도금대출 안내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같은 동 호수에 B씨 명의로 지난 7월 또다른 계약이 이뤄진 후 중도금 대출까지 완료됐다”며 이중계약 피해를 주장했다.

계약자 C씨는 “인터넷 카페에 실계약자임을 확인하기 위해 동 호수를 기재하고 있는데, 다수 세대에서 동 호수가 겹치면서 이중계약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회사 측이 정확한 사실 여부를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계약자는 분양사무소 계약일자와 건설사 측의 계약일자가 서로 다른데다, 대한주택보증보험에 기 납부한 중도금이 미납으로 확인된 만큼 이중계약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는 등 사태가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분양사무소 관계자의 잠적사실이 외부로 알려진지 3주째 접어들고 있는데도 이중계약과 피해 금액 등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데다 피해 처리대책 등이 고지되지 않으면서 대다수 계약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것.

시 관계자는 “분양관련 자료 일체가 함께 사라지면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중계약은 엄연한 사기행위에 해당되는 만큼 형사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중계약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계약자 한쪽의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정확한 규정을 따져봐야 겠으나 이중계약 피해자 측에서는 민사소송 등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계약자는 “분양사고가 알려진 이후 피해자가 속속 드러나면서 입주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회사 측은 정확한 피해규모와 피해자 구제 등에 대한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무성의는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가슴아프게 하는것 아니냐”고 불만을 높였다.

한편, 이 아파트 임대분양 계약자들은 14일 오후 5시 긴급 정기모임을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인 가운데 이번 사건에 대한 건설사 측의 책임있는 입장 및 대책 발표를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