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흙을 운반하는 대형 트럭이 버젓이 중앙선을 넘어 운행하고 있다.

백토고개 지하차도 공사는 고갯길 구조개선 및 예술문화회관 개관 후 교통난 해소를 위한 것으로 사업비 198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3년 2월 준공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S종합건설이 시공하는 이 공사는 군산시내 동·서부를 연결하는 핵심 간선도로인 공단대로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는 뒷전인 채 시공업체의 편의만을 우선시한 공사로 인해 시대에 뒤떨어진 공사 편의주의라는 원성을 낳고 있다.

세륜시설 없이 공사장내 토사 반출입을 해 도로를 오염시키거나 현장의 대형 덤프트럭이 공단대로의 중앙선을 넘나들면서 불법을 일삼는 등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어 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8일 오전 백토고개 지하차도 공사현장에서는 상수도관로 매설지점에 흙을 메우기 위해 대형 덤프트럭들이 공단대로 중앙선을 무시한 채 넘어 다니는 아찔한 모습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100여m 앞 인근 주유소 앞에 유턴표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사현장에 쉽게 들어가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 불법 운행을 감행, 실종된 공사현장의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 준 것.

또한 덤프트럭 진출입로가 사고위험이 높은 커브형 고갯길에 위치한데다 차량 운행이 빈번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시공업체는 전방에 러버콘 몇 개 만을 세웠을 뿐 차량 흐름을 유도하는 별도의 안전요원 조차 배치하지 않아 운전자들이 위험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대로상에서 흙을 운반하는 작업을 하면서도 현장 진출입로에 세륜시설 조차 설치하지 않고 인근 도로를 흙으로 더럽혀 전형적인 공사편의주의라는 눈총을 샀다.

공단대로 급커브길에 안전요원 한명 없이 세워놓은 허술한 러버콘 시설

공사장 진출입차량에서 낙하한 흙으로 공단대로가 오염돼 있다.

문제는 이 처럼 교통법규 위반 및 안전관리가 부실한 공사장이 군산시에서 시행하는 관급공사 현장이라는 것이다.

건설분야 모 관계자는 “요즈음은 민간 공사현장에서도 민원을 우려해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는데 하물며 지자체가 발주한 큰 도로변의 관급 현장에서 이런 안전불감증 공사가 이뤄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백토고개 현장의 이러한 공사편의주의는 시공업체의 안전의식 부족과 함께 공사장의 안전과 품질 전반을 감독 할 감리단 조차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감리단 관계자는 “당초 감리용역계약상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도록 돼있어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한 명씩 비상근무만 하고 있다”면서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해 시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