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만에 새단장

 17일 주말을 맞아 찾은 공설시장은 기존 전통시장의 개념을 무너뜨린 상상 그 이상이었다.

 1층에는 농·수·축산 식품 및 간편한 먹을 거리 가게와 마트 등이, 2층엔 의류·침구·커튼·안경·귀금속·핸드폰·이미용실 등 업종과 전문식당가가 배치됐으며, 쉼터와 여성교육문화공간 등은 1~2층 로비와 3층에 마련됐다.

 건물 안팎의 주차면도 488대분에 이르는 등 웬만한 대형마트와 맞먹는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은 '원스톱 쇼핑' 공간으로서 생필품과 공산품을 대폭 들여놓으면서 판매 품목을 기존 3000여가지에서 7000여가지로 늘렸다.

 매장 규모는 10~70㎡로 다양하지만 간판은 색깔과 디자인을 아담하게 통일시켜 가게 앞 통로 천장들에 내붙였다.
 
 수산·항구도시의 재래시장으로 선박을 본떠 건물 외관을 디자인했고 옥상에 생선을 씻어 말리는 덕장도 두고 있다. 시장 남쪽엔 실외에 화덕을 갖춘 초가지붕의 대장간도 들어서 전통시장의 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조만간 대형마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카드까지 배치되면 웬만한 대형마트 부럽지 않은 공설시장만의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한 상인은 “새롭게 문을 연 공설시장의 성패는 상인과 고객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고 생각한다”라며, “상인들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서비스와 경영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며, 고객들 또한 변화된 재래시장을 애용해줘야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쟁력 갖춰야

 군산 공설시장이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시장만의 장점을 살린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시장 재건축이 추진된 2009년 이후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으로부터 경영·서비스 교육을 받았다.

 아울러 입점자대책협의회(회장 김창호)도 다양한 문화 이벤트로 연중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종사자 모두 산뜻한 유니폼을 맞춰 입고 공동 쿠폰도 발행하기로 했다.

 이는 상인들 스스로 현대식 하드웨어에 발맞춰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친절의식과 질 높은 고객서비스 제공을 통해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린 고객들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군산공설시장은 내달 중순 벚꽃 잔치를 겸한 군산예술제 개막에 맞춰 정식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 사이 오전 9시부터 12시간씩 개장하면서 하드·소프트웨어 운영에서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빈 점포도 최대한 채워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