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화사한 봄날을 맞아 가벼운 복장을 착용하고 신시도 대각산 산행길에 올랐다.
시원하게 뚫린 새만금방조제를 달려 오전 9시30분 신시도 주차장에 도착했다. 넓지막한 주차장에는 약 30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가족 단위, 연인, 산악회 회원들이 속속 대각산으로 분주한 발길을 옮겼다.
가벼운 스트레칭 이후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고, 산행 도중 눈 앞에 펼쳐진 새만금 방조제와 고군산군도의 절경은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해 준 청량제와 같았다.
30여 분 간의 산행 끝에 월영산 정상에 도착했고, 일행들과 가벼운 담소를 나눈 후 다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대각산으로 이동했다.
내리막길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은 반질거리고 납작한 돌들과 출렁이는 파도가 한데 어우러진 몽돌 해수욕장에 다다랐다.
산행 도중 해수욕장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각산 산행만이 보유한 묘미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이곳은 수산물과 라면, 주류 등 판매행위가 이뤄지면서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아닌 각종 쓰레기가 범람하는 공간으로 변질돼가고 있어 산악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곳에는 수족관을 비롯해 냉장고, 그물 등 어구, 스티로폼 등이 널부러져 있어 소중한 지역자원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다시 대각산으로 힘찬 발걸음을 옮겼다.
뽀족하고 날카로운 바위들을 거쳐 대각산 정상에 도착했다. 대각산 전망대에 오르니 망주봉과 선유도 등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 앞에 쏟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기쁨도 잠시. 전망대 주변을 중심으로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일부 일행들은 준비한 술과 각종 안주, 라면, 심지어는 삼겹살까지 굽는 등 그 어디에도 산행예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로 인해 모처럼 산을 찾은 일반 산악인들은 진동하는 고기냄새와 술판으로 인해 기분이 상한 채 발길을 돌렸다.
신시도 마을을 거쳐 다시 주차장으로 도착하면서 이날 약 3시간 가량의 산행을 마쳤다.
오후 1시를 달려가는 시간에도 신시도 주차장은 대각산을 찾아 온 각종 대형버스와 일반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산행에서 느낀 것은 대각산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명산임에는 틀림없었다. 이같은 소중한 명산을 아끼고 보존해야하는 것 또한 산악인들의 의무이자 책임일 것이다.
앞으로는 신시도 대각산에서 술판문화가 사라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한정근 기자 (hjg2001200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