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방행정체제 개편 절차에 따른 군산 김제 부안 통합을 위한 여론조사가 실시 중인 가운데 일부 뜻있는 시민들은  행정통합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시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새만금권(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은 지난달  13일 열린 제13차 행정개편추진위에서 정부가 통합을 주도하는 ‘국가차원 통합 필요지역’으로 선정되었다.

통합 필요지역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6월 말 통합권고 대상지로 분류돼 내년 6월 지방의회 심의 또는 주민투표로 통합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는 지난달 27일부터 5월 중순까지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등 새만금권 3개 시·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군별로 성인 남녀 각각 1000~1500명을 동수로 추출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다.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행정통합 방침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회의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통합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행정통합을 강행할 경우 자칫 통합 상대인  김제 시민과 부안군민의 반발감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모씨(49세)는 “통합의 당위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 통합 상대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행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반대가 나올 확률이 높은데 굳이 통합을 강행해 반발감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모씨는 “군산시가 행정통합을 위해 김제시와 부안군과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 에 대한 자성을 먼저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통합을 하기 위해 사전에 김제 시민과 부안군민을 상대로 실질적인 교류나 협상 등을 하지 않고 인위적인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 대상 지역민들과 경제교류, 문화교류 , 사회단체 교류 등 실질적인 통합을 위한 노력도 없이 행정통합을 시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실례로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은 20여년 전부터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지역 통합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통합의 당위성만 내세워 행정통합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이 뜻있는 시민들의 지적이다.

뜻있는 시민들은 군산시가 행정통합에 전념하기 보다는 지역민들 교류 사업을 발굴하고 적극 지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새만금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언젠가는 반드시 통합 논의가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지역민 교류 사업을 통해 새만금 주민이라는 공감대 형성을 해야 한다는 것.

이에 앞서 행정개편추진위는 지난달 19일 3개 시·군을 방문해 지방의원, 시민사회단체, 학계, 문화예술계 등으로 구성된 주민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통합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간담회 결과 군산시는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반면 김제시와 부안군은 반대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시 대표들은 “새만금권은 지리적으로나 주민 정서적으로 가깝고 성장 가능성도 높아 3개 시·군이 통합될 경우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김제지역 주민들은  “새만금 행정구역 설정을 둘러싸고 법정다툼 중인 마당에 통합하자는 것은 지역갈등만 조장하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부안군 주민 역시  “시·군 통합은 지리적 여건과 생활권, 역사성, 정치적인 문제 등이 중요한데 군산과는 방조제가 연결되기 전에는 이 같은 교류가 전혀 없었다.”며 반대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 졌다.

한편 새만금권은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정부에 자율통합을 청원하면서 통합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으나 광역단체를 벗어난 서천군은 제외한다는 방침에 따라 전북도 내 3개 시·군만 통합 필요지역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