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학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구조조정 정책은 ‘지방대 죽이기‘라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평가 기준이 수도권 대학과 지역 대학이 같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돈과 학생이 몰려있는 수도권 대학과 지역 대학이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산에서는 지난해 대학 두 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학을 평가한다. 이에 본사에서는 지방대학 살리자 는 주제로 기획기사를 4회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프롤로그
2. 서울과 군산을 같은 잣대로 평가
3. 지방대학이 살아야 지역도 살아
4. 살리는 대학개혁이 필요하다

군산에 있는 대학들이  부산하다.

입시철이 아님에도 바쁜 이유는 졸업생 취업률을 교육과학부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률은 2013년도 학자금대출제한 대학 평가지표에 가장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취업률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 정부로부터 상당한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족한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군산에 있는 두 곳 대학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43개 대학을 구조개혁 우선대상 대학으로 지정했으며 올해에도 대학구조개혁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학구조개혁 정책 중 하나는 학자금대출제한 대학 평가다.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으로 선정되면 국가장학금 지급 제한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통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대학의 질 관리 및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개혁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가 제시한 평가지표는 취업률, 재학생충원률, 전임교원확보율, 교육비환원률 등 10개 항목이다.

이중 취업률(목표지표 51%)과 재학생 충원률(목표지표 90%), 전임교원확보율(목표지표 61%), 교육비환원률(목표지표 100%)은 절대지표다.

절대 지표 중 2개 항목만 목표지표에 미치지 못하면 학자금대출제한 대학으로 선정돼 불이익을 받게 된다.

문제는 대학개혁을 위한 평가 지표가 수도권 대학과 지역 대학이 같다는 것이다.

군산에 있는 대학 관계자들은 돈과 학생이 몰려 있는 수도권 대학과 지역 대학을 같은 잣대로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다 고 말한다. 군산뿐만 아니라 전국 지방대학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례로 편입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지역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수도권으로 편입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 대학에 입학했다가 편입제도를 이용해 수도권 대학으로 편입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것.

편입제도가 있는 상황에서는 지방 대학의 재학생 충원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취업률 역시 대기업 등 많은 기업에서 서울과 수도권 대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뽑는 관행에서 지방 대학의 취업률 자체가 서울과 수도권 대학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취업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학생 충원률도 떨어지고, 학생수가 감소함에 따라 전임교원 확보율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더불어 학교수입 감소로 인해 교육비환원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정한 절대평가 지표는 하나의 독립된 항목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연동해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대는 취업률이든 재학생 충원률이든 간에 특정 항목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연쇄적으로 나머지 절대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 대학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등교육 기관 중 지방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대학개혁 정책은 결과적으로 지방대학을 죽이고 수도권 대학을 살리는 정책이다”고 꼬집었다.

2010년도 고등교육 통계에 따르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합친 대학 수는 모두 324개교다. 이 중 서울·경기·인천 등 이른바 수도권 대학은 모두 104개교, 비수도권 대학은 220개교다.

전체 대학 재학생수는 모두 188만5885명으로, 이 중 수도권 대학에는 72만8577명이, 비수도권 대학에는 115만7308명이 재학 중이다.

고등교육기관에서 지방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학교 수로 볼 때는 68%, 재학생 숫자를 놓고 볼 때는 61%에 달한다.

B 대학 관계자는 “지방 대학은 수도권 대학과는 달리 지역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고 지적하고 “군산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방대학이 성장해야 되며, 정부는 지방대학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