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이 지속 주장해온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문제가 정부 부처의 용역을 통해 타당성 없다고 결론이 내려진데다 항만친수시설 조성 역시 국토해양부에서 해상도시가 아니라 친수시설 조성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서천군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상매립지 친수공간조성은?

이 사업은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준설토를 투기해 조성된 202만㎡(61만평)의 국유지에 총 46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체육시설과 생태·테마공원 등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군산시는 이미 매립이 끝나 다져진 이 땅을 그대로 방치하기 보다는 교량을 건설해 체육시설, 산책로, 생태테마공원 등 친수공간을 조성, 시민들의 쉼터로 돌려주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14년 군장대교 개통으로 군산과 서천의 공간적 거리가 5분대로 단축됨에 따라 군산시민과 서천군민들의 쉼터이자 화합의 장으로 이곳 친수공간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토해양부에서 국비 5억원을 투자해 해상매립지 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 내년 4월이면 구체적 활용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서천군 주장은?

서천군은 군산시의 항만친수시설 사업으로 금강하구의 환경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미 국토해양부에서 항만친수시설 사업이라는 입장을 공식 밝혔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해상도시 건설사업’이라며 마치 군산시가 해상매립지에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것 처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간차원에서는 서천지역 다수 단체들이 참여하는 ‘군산 해상도시건설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활동하고 있다.

한마디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군산시와 국토해양부에서 추진중인 항만친수시설 조성사업을 막겠다는 몸부림이다.

서천군 의도는?

항만친수시설 사업은 군산에서 추진하지만, 향후 수혜는 군산뿐 아니라 서천군민들과 공유될 수 밖에 없다.

마치 지금도 서천군민들이 군산의 대형마트와 의료기관 등을 이용하거나 군산시민들이 하구둑을 넘어 장항지역의 음식점을 이용하는 것처럼 사실상 시군만 다를 뿐 동일 생활권역과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군산시에서 해상도시가 아니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는데도 서천군은 이를 외면한 채 해상도시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충남도와 연계해 대응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때문에 군산지역에서는 서천군이 항만친수시설 조성을 쟁점화 해 또다른 것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를 군산과 서천, 나아가 전북과 충남의 지역 분쟁으로 부각시켜 유력 대선 주자들을 압박, 대선 공약 등으로 채택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장기적으론 지방선거나 총선 등을 겨냥해 군내 일부 정치 기득권 세력의 응집력을 높여 세를 다지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군산뿐 아니라 서천지역에서도 이미 고개를 들고 있다.

서천의 한 지역신문은 사설을 통해 “서천군의 해상매립지 반대가 자칫 군수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것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으며, 벌써 서천군에서도 이처럼 보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항군산통합촉구모임 김성태 회장 역시 “해상매립지 친수공간조성 사업은 그동안 각종 현안을 놓고 대립각을 보여 온 군산과 서천의 상생 모델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금과 같은 명분 없는 반대는 지역 일부 기득권 세력 응집을 위한 정치적 목적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특히, “이미 국토해양부에서 항만친수시설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지자체가 지나치게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항지역 상당수 시민들은 항만친수시설 조성을 그다지 거부감이 없다”고 덧붙였다.

군산지역 적극 대응 필요

그동안 서천군이 군산 현안의 발목을 잡을 때마다 군산지역에서는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단순히 군산에 대해 찌들어 있는 서천군의 피해의식 정도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상매립지 친수공간조성 사업에 대해서는 진실을 왜곡하는 서천군의 주장에 철저히 응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지금처럼 서천군이 항만친수시설을 해상도시라고 우기는 상황이라면 침묵보다는 적극 대응을 통해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자칫 정치인들에게 잘못 인식돼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질 경우 해상매립지를 공원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군산시와 시민들의 바람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의 미래를 여는 시민회의 관계자는 “금강하굿둑 해수유통문제가 군산과 서천 외에도 충청권, 전북권 인접 지자체간의 공동 관심사였다면, 항만친수시설 조성 사업은 군산과 서천에 국한된 양 당사자간의 문제인 만큼 군산시가 적극 나서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해상매립지 친수공간조성을 둘러싼 서천군의 반대에 맞서 사업을 바로 알리고,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 등이 의지를 모아 공동 대응을 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