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군산지역 논의 상당 면적에서 ‘벼 백수현상’이 확산돼 농업인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백수현상은 이삭이 패는 시기에 벼가 강풍으로 크게 흔들릴 경우 이삭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잎이 하얗게 변한 뒤 말라죽는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바람이 심하면 정상 수정이 안 돼 알맹이 없는 쭉정이로 변하기 때문에 수확량이 급감, 농가의 큰 피해로 이어진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최근 2개의 태풍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군산지역에서 전체 벼 재배면적 1만 3000㏊의 40%에 가까운 5000㏊의 논에서 백수현상이 발생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피해 지역도 옥서면, 미성동, 회현면, 나포면, 성산면, 구암동, 옥구읍 등 전 지역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백수현상은 태풍이 지난 후 곧바로 확인되지 않고 통상 1주일 쯤 후에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군산지역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백수현상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지역의 경우 태풍으로 인한 백수현상이 발생하기 전만 해도 올해 양호한 기상조건과 높은 온도가 유지돼 대풍이 기대됐으나 이번 피해로 인해 사실상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군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대부분의 벼 침수 피해농가 논에서 아직 덜 자란 벼가 물에 잠겨 수정을 맺지 못한 채 알맹이가 생기지 않고 있다며 태풍 영향으로 이삭에 탈수현상이 추가 발생해 벼가 하얗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올해부터 벼 등급제가 첫 시행되는 가운데 백수현상이 발생한 벼가 갈색으로 변하게 되면 사실상 육안으로 볼 때 등급저하는 불보듯 뻔한 실정이어서 농업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농업인 오모 씨는 “백수현상은 다른 병충해와 달리 일단 발생하면 수확량이 급감하기 때문에 농가 피해가 심각한데 설상가상으로  상당면적의 논에서는 벼 이삭의 낱알이 형성되지 않는 이삭 퇴화 현상마저 확산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따라 농업인들은 올해 첫 시행예정인 벼 등급제를 유예하거나 등급심사에서 색상 감별을 제외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또한, 백수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해서는 농업재해가 인정될 수 있도록 군산시와 전북도 등 행정당국의 정확한 피해조사를 촉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백수현상으로 농업인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이고 신속한 관찰활동을 통해 정확한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강풍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데 지원을 강화하는 등 농업인 피해 최소화에 적극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