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집중폭우로 피해를 입은 군산지역 공동주택들이 복구비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폭우로 다수 아파트단지 전기실, 기계실 등 공용부분에서 큰 피해가 발생하고, 복구비도 만만치 않게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면서 피해 아파트에 대한 군산시의 복구비 지원문제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8.13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아파트는 문화 삼성, 나운 현대2차, 나운 현대3차, 나운 금호1차 아파트 등 대략 4개소로 파악됐다.

문화삼성은 차량 700여대가 침수된 것을 비롯해 공용부분에서 전기실과 기계실 등의 침수로 관리사무소 추산 73억 800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나운 현대2차아파트는 지하 주차장 완전 침수와 지상주차장 침수로 270여대의 차량이 물에 잠기고, 송변전실과 급수펌프실 등 공용부문에서만 5억 1300여만원의 피해액이 자체 집계됐다.

나운 현대3차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에 유입된 물이 빠지면서 25개의 지하주차장 기둥에 균열이 발생했다.

나운 금호1차 아파트는 지상 주차장 침수로 차량 20대가 침수되고, 지하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들 아파트 주민들은 보험으로 해결 가능한 차량 침수를 제외하고 기계실이나 변전실 같은 공용부분 피해에 대해서는 군산시가 일정부분 복구비를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침수 피해 원인이 아파트 자체적인 관리부실이라면 입주민들이 복구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13일 집중 폭우당시 아파트 밖의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단지내로 빗물이 유입돼 피해가 발생한 만큼 군산시가 공용부분 피해 복구비라도 지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폭우가 내릴 당시 전기가 끊기기 전까지 빗물이 아파트로 유입되며 단지내를 침수시키는 광경이 CCTV에 그대로 녹화돼 있다”며 “단지 밖의 배수 불량이 원인인 만큼 군산시가 일정 부분 복구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는 현행 법규상 공동주택 침수피해에 대해서는 피해 보상기준이 없으므로 아파트 자체적으로 복구비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과거 유사 사례에서도 군산시가 복구비를 지원한 사례가 없는데다 지원할 법적 근거도 없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주민들은 “아파트 측의 중대한 과실 없이 큰 침수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군산시가 이를 외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복구비 지원을 바라고 있다.

한편, 단독주택과 상가 등의 침수피해는 가구당 100만원씩의 복구비가 지원되는데 반해 침수피해시 집단 피해가 불가피한 공동주택에 대해 복구비 지원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국가 재해복구 정책의 허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어 중앙 차원의 합리적 대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