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빠르면 다음달 이사회에서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결정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전라북도와 수원시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 복수언론에 따르면 KT가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작업을 수원시와 함께 착수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KT는 야구단 창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수원시 관계자들과 만나 창단작업에 관한 로드맵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KBO 이사회로부터 창단 승인을 받는다면 KT와 수원시는 빠르면 2014년, 늦어도 2015년 1군에 진입할 계획이다.
KT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의사를 밝힌 것은 ▲올해 프로야구 700만 관중 돌파 ▲통신업계 LG∙SK와의 라이벌 구도 형성 ▲수원시가 수원구장 리모델링을 위해 290억원을 투자하는 등 창단지원에 적극적인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수원시와 함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던 전라북도는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모 기업과 10구단 창단 작업을 벌여왔던 전북으로선 KT의 창단 의사로 인해 자칫 유치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론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라북도와 프로야구 제10구단 범도민유치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 마련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다음달 KBO 이사회에 앞서 ▲프로야구 균형발전을 위한 전북 구단 창단 ▲도민 프로야구 창단 의지 ▲낙후된 야구 인프라 개선을 위해 반드시 10구단은 전북에서 유치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적극 어필해 나가기로 했다.
전라북도 야구협회 관계자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추진 과정에서 그동안 KT와 몇 차례 창단의사를 타진했지만 난색을 표하던 KT가 수원과 창단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당황스럽다”며, “무엇보다 전북은 여론조사에서 85%이상 도민들이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원할 정도로 야구열기가 높은 만큼 도민들의 염원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북도의 10구단 유치를 바라보는 야구 동호인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수원의 경우 국내 굴지의 KT가 10구단 후원기업으로 나선 반면 전북도는 KBO 10구단 창단 발표 후 연고기업을 발표하겠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야구동호인들은 이미 10구단 창단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전북도가 지나치게 연고기업 눈치보기 내지는 감싸주기식으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엘리트 체육은 물론 동호인 야구 인프라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 10구단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지나치게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문태환 군산시야구협회장은 “당장 야구의 도시 군산만 하더라도 기아 프로야구를 비롯해 각종 전국대회로 인해 동호인들이 야구를 할 수 없어 내쫓기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지역 현실을 도외시한채 10구단 유치에만 전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10구단 창단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도내 야구인과 소통을 통한 협력체계가 구축되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수원의 경우 후원기업과 야구장 건설 등 모든 계획을 준비해 놓은 상태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전북은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10구단 평가 항목이 후원기업(50%)+야구열기∙야구인프라 확충 계획∙창단구단 혜택(50%) 등으로 평가되는 것을 미뤄볼 때 전북만의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전라북도와 도내 야구협회가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10구단 창단 작업에 나선 전북도가 향후 수원시에 맞서 전북도민의 숙원인 10구단 유치를 이뤄낼지 도민들의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