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토고개 지하차도 공사 현장에서 도시가스관이 파손돼 가스가 누출되고, 일대 아파트 4900여 세대의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따라 감리 부실은 물론 발주처인 군산시의 현장 지도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향후 유사사고 재발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책임 규명이 요구된다.

군산시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40분경 나운동 공단대로 백토고개(CGV 사거리 인근) 지하차도 공사현장 내 도로굴착 과정에서 지하에 매설된 직경 300mm 규모의 도시가스관이 파손돼 가스가 누설되고, 가스공급이 중단됐다.

이날 사고는 시공업체 측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1200mm 규모의 공업용수관을 이설하기 위해 도로를 굴착하는 과정에서 지하에 매설된 도시가스관을 파손해 발생했다.

사고 직후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도시가스 회사 관계자들이 긴급 투입돼 복구에 나섰으나 오전 10시30분경 부터 인근 아파트 8개단지 4900여세대의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돼 휴일을 맞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렇듯 공사현장의 부주의로 인해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돼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간의 책임공방이 벌어져 곱지 않은 시각을 낳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굴착 지점의 도로상에 도시가스 측에서 사전에 표기한 가스관 매립 위치와 실제 매립 위치가 달라 이날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책임을 도시가스 회사 측에 돌렸다.

반면에 도시가스 회사 관계자는 “노면의 가스관 매립위치 표기는 문제될 것이 없으며, 도시가스관 주변을 굴착하려면 도시가스 측에 사전 연락을 하고, 도시가스 직원 입회하에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날 굴착에 대해서는 전혀 사전 통보와 협의가 없었다”며 시공사 측의 잘못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착공시점부터 도시가스와 한전 등이 업무협의를 해온 데다, 도시가스에서 수시로 현장을 다녀갔기 때문에 이날 굴착현장에 당연히 도시가스 측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도시가스 측 관계자는 “사전 통보 없이 도로를 굴착한 것은 시공사 측의 잘못이며, 통보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 굴착 작업이 있다는 사실은 알지도 못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주민 채모 씨는 “관급공사 현장에서 도시가스관이 터져 다수 아파트 주민들이 가스공급 중단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책임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관계기관이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은 결과적으로 군산시의 부실한 현장관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며 “보다 철저한 관급공사 현장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백토고개 지하차도 공사는 급경사에 따른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총사업비 198억 원을 투자해 총연장 460m 폭25∼35m(4차선)규모의 지하차도를 개설하는 것으로 입찰과정의 문제점이 불거져 공사가 중단됐다가 남원 소재 D건설이 공사를 재개한 상태지만, 공사중단이후 부실한 현장관리에 이어 이번에는 도시가스관 파손까지 크고 작은 문제점을 지속 야기하고 있어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