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단에 이어 경매절차까지 중지돼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은파관광호텔의 새주인 찾기가 자칫 올 한해를 넘겨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은파관광호텔은 최저 매각가격 89억원과 71억여원에 지난해 5월과 6월 2차례 경매를 진행했으나 응찰자 부재로 유찰됐다.

이어 같은 해 9월 최저가 57억여원에 3차 경매 기일을 앞두고 있던중 원고인 J저축은행이 유치권 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경매절차가 중지된 채 현재까지 유치권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원에서 유치권 성립을 인정하고 공사중단된 호텔 건물에 대한 감정을 실시한 결과 지난 9월말 53억원의 감정가가 제출되면서 사실상 유치권 소송은 법원 선고만을 남겨 놓은 채 일단락 국면을 맞고 있다.

법조계는 다툼의 당사자인 원고나 피고에 의해서가 아니라 법원이 직권으로 감정을 의뢰해  53억원의 감정가가 나왔다는 점에서 원고인 J저축은행 측이 더 이상 유치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치권 소송에 대한 변론기일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상태다.

이에따라 1년여간 지루하게 진행된 유치권 소송의 선고는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내년초 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선고후 곧바로 경매절차가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53억원에 달하는 유치권 감정 결과가 3차 경매 최저가(57억원)와 비슷한 금액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은파관광호텔 토지 경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3차 경매 최저가와 유치권 감정가를 합한 금액이 이미 유찰된 1차 경매 최저가 89억원 보다 월등히 높은 11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촌 경기침체는 물론 이제 겨우 14%에 불과한 은파관광호텔 공정률을 고려할 때 경락이후 공사재개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3차경매도 응찰자 부재로 유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은파관광호텔은 빨라야 내년 초 경락이 이뤄지거나 더 늦춰질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유치권 소송은 마무리 국면을 맞고 있으나 53억원의 유치권 감정 결과가 앞으로 재개될 경매과정에서 경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간 방치되면서 은파경관을 저해하고 있는 이 호텔이 조속히 새로운 주인을 만나 말끔히 단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파관광호텔은 3만822㎡의 부지에 지하 1층과 지상 16층, 객실 120개 규모로 공사를 하던 중 지난 2007년 업체 부도로 인해 5년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