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군산사람들이 어디 다 갔는지 모르겠어요“

수송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모씨의 말이다.

모씨는 최근 몇 달 전부터 가게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군산에서 장사가 안 된다는 아우성은 비단 수송동뿐만 아니라 장사를 하는 상당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이처럼 군산지역 상가들이 장사가 되지 않는 이유는 군산산업 단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 군산산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군산지역에 입주한 기업들의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OCI, 한국GM, 세아베스틸 두산인프라 이른바 군산의 5대기업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중공업은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무기술직 23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비록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 조치가 본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지만 그 여파는 군산공장까지 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OCI는 주력 상품인 폴리실리콘 국제 가격 하락으로 인해 매출이 급락했다.

태양광 전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가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폴리실리콘 부문 영업손실이 318억원이다. 폴리실리콘 사업 이외에 석유·석탄화학과 무기화학 사업부문에서 이익을 내긴 했지만 OCI의 주력 사업인 폴리실리콘 부문 적자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

세아베스틸 역시 건설중장비, 산업기계, 조선 등 수요산업의 침체 지속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아베스틸은 생산량 조절과  인력재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한국GM 군산공장은 크루즈 후속 모델 생산 공장에서 제외돼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산공장에 후속 모델이 투입되지 못할 경우 가동률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는 데 있다.

한국GM 노조측은 후속 모델 생산 공장에서 제외되면 내년 하반기 공장 가동률이 7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현재 군산공장에 대형건설기계 생산라인만 입주 했을 뿐 당초 계획된 소형기계 생산 라인은 입주를 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대기업 경영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군산경제도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군산의 5대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는 총 9,052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군산 전체 기업체 종사자 수 27,285명의 33%에 해당된다.

기업 관계자들은 2~3차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5대 기업과 관련된 근로자는 거의 1만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순수 군산지방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근로자만 포함하면 거의 50% 이상 근로자가 5대 기업에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군산에서 1만여명의 근로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졌기 때문에 가게 매출은 그만큼 줄어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년도 지방세 수입이 대폭 줄어든다는 것이다.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지방세 상위 20대 기업에서 낸 올해 지방세 납부는 총 3백1억여원에 달한다. 이중 5대 기업에서 납부한 지방세는 2백10억여원에 달한다.

올해 84억여원의 지방세를 낸 모 기업의 경우 올해 매출 감소로 인해 내년도 지방세 납부액이 60억원이 감소된 24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56억여원을 낸 모 기업 역시 내년도 지방세 납부가 50% 이상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군산지역 대기업의 매출액 감소는 군산경기 뿐만 아니라 지방세 수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영문제는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군산시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조치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GM대우 문제 등 군산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문동신 시장을 중심으로 군산재계와 정치권이 단결해 문제 해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46)씨는 “군산경제도 이제는 대기업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하고 대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