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상승과 경기침체에 따른 승객 감소 등으로 인해 군산지역 택시업계에 전례 없는 불황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경기불황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수그러드는 ‘경기의존형’이 아니라 군산의 적정 택시 수요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증차에서 비롯됐다며 군산시에 감차보상 등 실질적 대책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지역 택시업계 운영난 심각

군산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는 개인택시 937대, 법인 648대 등 총 1585대의 택시가 등록돼 있다.

법인택시는 13개사 670여명의 기사들이 근무하고 있으나 격무에 비해 수입은 변변치 못해 기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군산지역 법인택시 업계의 기사 구인난이 가중되면서 운행을 못한 채 발이 묶인 택시만 해도 100여대에 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택시기사들의 수입은 대략 얼마나 될까?

27일 열린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와 지역 택시업계 관계자간의 간담회에 따르면 개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15시간을 힘들게 근무해야 고작 월평균 150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는 하루 15시간 가량을 근무하고도 사납금 등을 제외하면 월평균 100만원 벌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마디로 온종일 쉬지 않고 일 해도 기껏 100~150만원 벌이가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택시 업계 불황 이유는?

군산지역 택시업계는 불황의 표면적인 이유로 지역경제 침체와 유가상승 등으로 인한 승객 감소를 우선적으로 꼽으면서도 수요를 초과하는 무분별한 증차 관행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우석희 평화교통 대표는 “29년 째 택시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2~3년전부터 자사가 보유한 택시 70대 가운데 25대는 아예 세워놓고 있다”면서 “택시업계의 운영난 가중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선심성으로 개인택시 증차를 무리하게 추진한 군산시의 잘못된 행정에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실제로 군산시가 지난해 실시한 택시총량조사 결과 지역 실정을 감안 할 때 모두 268대의 택시 감차 필요성이 대두됐다.

268대의 택시가 시장 수요에 맞지 않게 과잉 공급돼 있는 상태에서 개인이든 법인이든 정상적인 운행수익 보장은 기대할 수 조차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군산시는 전라북도총량제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는 2014년까지 5년간 모두 81대의 법인택시 감차 방침을 정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감차실적은 단 한건도 없는 상태다.

택시 감차 둘러싼 시각차 여전

법인 택시 한 대를 감차하는데 군산시가 지원하는 보상금 예정액은 2000만원 이다.

시는 2013년 예산안에 법인택시 20대분의 감차 보상금으로 4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시의회 일각에서는 개인사업인 택시업계의 구조조정에 굳이 시민혈세를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부정적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군산시에서 미래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개인택시 증차를 허가해 결국 지역 택시업계의 운영난이 초래된 만큼 군산시의 감차 보상금 지원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최인정 군산시의원은 “택시 감차를 위해 보상금을 시비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택시업계 스스로 군산의 최 일선 홍보대사라는 소명을 갖고 친절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자구노력을 보여줄 때 감차보상금을 혈세로 지원할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해법은 없나?

현재로선 시장 수요를 반영한 조속한 감차 만이 택시업계의 운영난을 덜어주는 최상의 해법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시의회의 지적처럼 택시업계가 서비스 질 개선과 같은 선행적 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감차 필요성만을 강조할 경우 자칫 여론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경구 시의원은 “택시업계의 어려움이 행정당국의 선심성 개인택시 증차 탓이라고 말하지만, 과거에 법인택시 노조 측에서 개인택시 증차를 요구한 사례가 많았던 만큼 택시업 불황을 행정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 씨는 “택시 감차를 통한 택시업계 불황 타개를 위해서는 감차보상금 지급에 앞서 시민들의 불만이 큰 호출비(콜비)를 폐지하거나 행정에서 우선 지원하는 등의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택시 감차에 따른 효과가 택시업계와 고객들에게 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택시회사별 서비스 등급제 도입, 취약계층 택시쿠폰제 도입 등 후속 조치 마련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서는 감차가 빠르게 진행돼야 하지만 보상금 예산 부족과 의회 협조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애로가 많은게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