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위기 및 지역 소재 주요 대기업의 경영악화에서 촉발된 군산 경기침체 여파가 지역 실물경제를 급속도로 냉각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심각한 지역경제 불황이 밀어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군산은 인구증가, 대기업 유치와 새만금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기대감 속에서 ‘불황 무풍지대’로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차기모델 생산 제외를 비롯해 OCI 및 세아베스틸의 매출 감소,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인 군산소재 JY중공업의 경영난 등 군산 주력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산업단지 의존도가 높은 군산 지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것.

이러한 경기침체 여파는 벌써부터 군산지역 실물경제 곳곳에서 체감 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돼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체감경기의 척도로 여겨지는 최근 군산지역 아파트 값이 지난 3월에 비해 10~15% 가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송동 소재 A아파트 34평형 기준 매매가가 지난 3월 2억8천만원에서 현재 2억5천만원으로 떨어지는 등 지역 상당수 아파트 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이마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경제 위기감은 군산의 핵심 상권인 수송지구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미장로와 남북로 등 수송지구 노른자위 도로망 주변의 대형빌딩 건축주들이 경기불황으로 임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막대한 금융비용 탓에 속 앓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주 A씨는 “2년전에 건물을 준공해 임대분양을 시작했으나 아직도 일부 층이 텅빈 채 남아 있어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수송지구내 적지 않은 건물주들이 거의 비슷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송지구 대로변에서 건축 후 2~3년된 A급 상가의 40% 가량, 신축 건물은 70% 가량이 공실로 남아 있으며,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기대치 이하를 기록하면서 기본 임대차 계약기간 2년도 못 채우고 중도에 상가를 떠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최근 군산의 지역경제 여건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암울한 지역경제 불황은 고스란히 투자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군산시가 도시개발을 통해 조성한 미장지구 체비지의 경우 2차례 매각에도 불구하고 180필지 가운데 47필지만 겨우 팔리는 등 부동산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자영업자 B씨는 “연초만 하더라도 수송지구와 맞물린 미장지구 체비지에 여윳돈 투자를 할 계획이었으나 대기업 경영악화 등 잇단 악재로 지역경제 사정이 생각 외로 좋지 않은 것 같아 투자를 보류한 상태다”고 말했다.

군산시의 올해 건축허가 면적도 인구증가 기대감으로 주택 건축만 늘었을 뿐 기업의 투자의지 감소로 상업용·공업용 건축물은 전년대비 각각 17%, 38% 감소해 어려운 경제상황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을 방증해주고 있다.

수송동의 대형 식당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연말 망년회 등으로 벌써부터 예약이 밀려야할 상황인데 요즈음에는 평소 자주 오던 대기업 직원들마저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군산지역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군산의 실물경기 위축에 대해 기업이나 가정의 심리적 부담이 전례에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하면 수송지구 같은 대표상권이 위축은 물론, 자영업이 흔들리게 돼 군산지역 각 가정의 경제위기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