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룡동 주민센터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민원인들. 업무효율성 향상을 위해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정원 재조정 등이 시급하다.

4일 오전 군산시 소룡동 주민센터.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30여명의 민원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민센터 안이 시끌벅적하고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번호표를 받아든 주민들은 긴 차례를 기다리며 짜증을 억누르고 있고, 2명의 민원담당 공무원들은 잠시 쉴 여유도 없이 오전 내내 민원인 응대를 하느라 녹초가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소룡동주민센터의 이러한 광경은 민원인이나 공무원들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관할 인구는 소룡동, 오식도동, 비응도동 일대 2만여명에 달하지만, 이 곳에서는 3500 여 세대 약 1만여명으로 추산되는 인근 미성동 관할 주민들의 민원발급 업무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산북동 4토지 일원의 경우 행정동은 미성동주민센터 관할이지만, 이 일대 15개 아파트단지 3500 여 세대 주민들은 각종 증명서류 등 민원을 발급받기 위해 미성동이 아닌 소룡동 주민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4토지에서 미성동 주민센터는 원거리이지만, 소룡동 주민센터는 인근 도로 하나만 건너면 지척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룡동센터는 미성동 관할인 산북동 4토지 주민들의 실질적인 행정동 역할을 하는 데다, 산단민원센터에서 처리 못하는 출생신고·전입신고·주민등록정정 등과 같은 업무를 해결하려는 공단근로자들의 민원업무까지 몰리면서 민원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2012년 한해 동안 공무원 정원이 11명인 소룡동 주민센터에서 민원서류를 발급해주고 판매한 수입인지 대금은 5363만여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시 11명이 정원인 나운1동의 인지판매액 3160만원 보다 민원발급 건수가 월등이 많은 데다 정원이 16명에 달하는 나운3동의 인지수입 5600여만원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소룡동의 발급 민원이 폭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북동 4토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소룡동 주민센터를 이용하면서 오히려 정원 12명인 미성동 주민센터의 인지수입은 지난해 2033만원에 불과해 소룡동과는 큰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민원발급 공무원 수는 민원 수요가 넘치는 소룡동이나 발급건수가 한산한 미성동 모두 2명이서 업무처리를 하는 데다 나운1동 3명, 나운2동과 나운3동은 각각 4명이 담당하고 있어 군산시의 읍면동 주민센터 정원을 현실에 맞게 대대적으로 수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불합리한 읍면동 정원규정으로 인해 업무가 폭주하는 소룡동은 직원들의 근무 기피지로 전락하고 있으며, 근무중인 직원들 역시 과중한 업무로 인해 만족도가 크게 저하되는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어 효율적인 정원 재배치 등 조속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설경민 군산시의원은 “인구수가 비슷하다고 해도 민원처리가 많은 곳과 적은 곳이 있기 마련인데다 지역의 특수성에 따라 민원수요가 제각각인데 인구수를 기준으로 동사무소 정원을 배정하는 지금의 현실은 현장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며 “소룡동 주민센터는 정원 확장은 물론 주민자치센터 이전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소룡동 주민센터의 경우 발급민원이 많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상반기중 민원발급 건수와 지역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원을 추가 배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