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대학교가 교과부 감사에서 불법이 적발돼 대학 폐쇄 위기에 처한 서남대 의대 유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교과부는 서남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설립자의 교비자금 횡령 등을 적발한데 이어 향후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학교 폐쇄 조치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부터 목포대와 순천대를 비롯한 수도권 등 4개 지역에서 서남대 폐쇄가 확정될 경우 서남대 의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목포대와 서남대는 이미 의대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명운동까지 전개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과대 정원 관리는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총 정원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대학이 자유롭게 의대 설립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서남대가 폐쇄될 경우 의대 정원은 타 지역 정원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이를 유치하기 위한 대학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오래전부터 의대 유치에 관심을 가져온 군산대 역시 서남대 의대 유치전에 뛰어들 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군산대는 현 채정룡 총장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의대 유치의 끈을 놓지 않고 타당성과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나 지난해 8월 군산전북대병원 유치가 확정되면서 사실상 의대 유치 노력을 접은 상태다.

그러나, 최근 서남대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학내 일각에서 의대유치 필요성이 재점화되자 대학 측 역시 서남대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의대유치 전략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군산대는 의대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나 이미 군산전북대병원 유치가 확정된 현 시점에서 의대유치의 동력이 될 군산시와 시민들의 의지결집 약화와 의료환경 개선이라는 당위성이 저하된 점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군산대 관계자는 “의대 유치는 대학 입장에서 오랜 숙원이긴 하지만, 타 지역과 치열한 유치전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군산시와 지역사회의 절대적인 지지와 동참이 절실한데 과연 군산전북대병원 유치가 확정된 현 시점에서 이러한 필요조건들이 쉽게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서남대가 폐쇄될 경우 전북도에 배정된 의대정원을 군산대가 충분히 가져올 명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기도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의대유치는 절실하지만, 군산전북대병원 유치에 따른 의료환경 개선과 시민들의 의료 서비스 갈증이 일정부분 해소된 상태에서 군산대 의대를 신설할 명분과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군산대는 가용 정보망을 총동원해 현실적으로 서남대 폐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유치전에 뛰어들 경우 군산시와 범시민적 동참을 이끌어 낼 지 여부 등을 놓고 내부 전략수립에 착수해 주목된다.

한편, 지난해 군산전북대병원을 유치한 군산시는 전북대와의 신뢰관계 등으로 인해 이제와 군산대 의대 설립을 앞장서 지원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돌연 불거진 서남대 의대유치 문제가 군산대와 군산시 모두에게 적지 않은 고민의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