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민문화회관의 매각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군산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두 번에 걸친 공개입찰과 한 차례 수의계약공고에서 불발된 시민문화회관을 매각하기 위해 올해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입찰을 실시했으나 응찰자가 없어 매각에 실패했다.

당초 예정가인 122억 9,900만원을 내걸고 총 5회에 걸친 매각 노력이 모두 성과 없이 수포로 끝난 것이다.

시는 이에따라 매각방식을 공개입찰 대신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연말까지 매각을 재추진키로 했다.

당초 시의회 공유재산 매각승인 과정에서 예정가를 내리지 않기로 조건이 붙여진 만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더라도 예정가는 변동이 없다.

문제는 수의계약 방식을 채택해도 예정가 변동이 없는 데다 지금과 같은 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선뜻 매입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2회에 걸친 공개경쟁입찰 당시 새롭게 매수 문의를 해오거나 관심을 보인 곳은 단 한곳도 없으며, 다만 모 종교단체 한 곳에서만 매입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을 수렴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시민문화회관 매각이 이처럼 장기 표류하자 난감해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부족사업비를 조달한다는 명분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90억원의 지방채 발행과 시비확보로 사업비 부족이 해결된데다 예술의 전당 개관이 열흘 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비록 빚을 얻어 부족사업비를 해결하긴 했으나 개관을 앞둔 현 시점에서 시민문화회관을 매각할 명분이 희미해진데다 그나마 매수 희망자 마저 나서지 않으면서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시의회 및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여전히 시민문화회관의 존치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금처럼 매각이 지연될 경우 군산시가 떠안게 될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것.

이에따라 시 안팎에서는 시민문화회관 매각이 성사 될 때까지 교육장소나 회의장, 세미나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매각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나 매각이 지연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매각할 때까지 한시적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미 음향이나 조명시설 등이 예술의 전당으로 이전한 만큼 이들 기자재를 또다시 갖춰야 하는 번거로움이 불가피한 상태이다”고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예술의 전당 개관에 따른 기대감 못지 않게 깊이 자리하고 있는 시민문화회관 매각지연에 따른 부담감을 군산시가 어떠한 지혜로 풀어갈 지 주목된다.

한편, 군산시는 이미 기능이전이 완료된 시민문화회관에서의 청소년 탈선이나 우범지대 전락을 예방하기 위해 현재 2명의 청원경찰을 배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