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폭우로 차량침수 피해 등을 입은 군산 A아파트가 폭우 당시 관리주체 측의 책임소재를 놓고 주민들과 관리업체 간의 법정공방으로 이어져 귀추가 주목된다.

군산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8·13 폭우 피해당시 관리업체 측에서 신속한 안내방송을 하지 않는 등 관리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관리업체 측과 내용증명 등을 통해 지속적인 책임소재를 논의한 끝에 지난달 19일 위수탁관리계약 해지를 의결한 상태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당초 계약기간이 내년 7월말로 1년 3개월 가량 남아 있으나 폭우당시 관리업체 측에서 우수구를 장판으로 덮어 배수가 제대로 안된데다 대피 안내방송도 늦어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위수탁계약 해지는 아파트 716세대 중 69.8%에 해당하는 500세대의 서면동의를 받아 결의했다”고 과정과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대표회의 측은 최근 새로운 관리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공동주택관리업체 선정 긴급 입찰공고'와 입주자대표회의 임시회의를 소집했다.

입주자 대표회의 측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관리업체 측은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계약해지는 부당하다며 11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 '위수탁계약효력정지 및 임시회의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24일 법원은 첫 심리를 열었다.

이에 대해 관리업체 측은 8·13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는 감독소홀이나 업무상 과실이 아닌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천재지변에서 비롯됐다며 계약해지는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단지내 우수맨홀을 장판으로 가려서 침수피해가 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3시간 동안 185.9mm의 집중호우가 내린 상황에서 속수무책인데다 단지내 배수관로를 확장했더라도 무의미했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안내방송 지연에 대해서는 폭우당시 기상특보도 없는 상황에서 0시 40분에 안내방송을 하는 등 가능한 최대한의 책임을 다한 만큼 늑장 대피방송으로 피해가 컸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에는 관리사무소에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과 관리주체 간의 갈등이 표출, 충돌 위기상황까지 치닫자 경찰인력이 긴급 배치돼 중재에 나서는 등 일촉즉발의 분위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8.13 폭우피해의 책임을 둘러싸고 A아파트 주민들과 관리업체간의 책임공방이 팽팽한 가운데 법원은 어떠한 판단을 할 지 첨예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8.13 폭우당시 단지내 1000여대의 차량이 물에 잠긴 것을 비롯해 변압기, 발전기 등 각종 설비가 침수되면서 수 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