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각종 현안사업들이 중앙부처의 소극적이고 눈치보기식 행정에 발목 잡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각 부처의 소신결여로 인해 주민 생활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거나 국가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역 현안마저 장기간 표류하는 등의 부작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가 열의를 갖고 추진해온 해상매립지 공원화사업과 옥도면 비안도 주민들의 도선운항 사업은 절차상 하자가 없고, 시급성을 요하는 지역 현안이지만 인근 지자체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사실상 중앙부처의 소극행정 속에서 차질을 빚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해상매립지 공원화 사업은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준설토를 투기해 조성된 202만㎡(61만평)의 국유지에 체육시설과 생태·테마공원 등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시 국토해양부(현재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5월  ‘군산해상매립지 활용방안 구축용역’을 발주해 놓고도 서천군의 반대여론이 대두되자 5개월 여 만인 9월에 용역을 중지한 후 이렇다할 진전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13일 전북도와 군산시, 충남도와 서천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9월 중지된 용역의 재개 여부를 논의했으나 충남 측의 반대가 여전해 성과 없이 끝났다.

이로써 국가항만기본계획에 친수공간으로 활용토록 규정된 해상매립지 공원화 사업은 또다시 장기표류 할 공산이 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충남권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보다는 원칙에 입각한 사업추진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12년 째 도선이 끊겨 섬 주민들이 목숨 건 운항을 하고 있는 군산시 옥도면 주민들의 도선운항 민원 역시 중앙 소관부처의 지나친 소신결여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500여명에 가까운 섬 주민들은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환으로 도선운항을 촉구하고 있으나 소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존권적 문제가 아닌 새만금 행정구역 갈등으로 민원의 본질을 의식한 듯 가력도선착장 점사용 허가를 장기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안전행정부 장관이 섬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나섰으나 도선운항 민원의 해법을 쥔 농림축산식품부는 여전히 비안도 주민들을 외면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지나친 보신주의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지적을 낳고 있다.

이 민원 역시 농림축산식품부의 시각에 변화가 없는 한 새만금방조제 행정구역 갈등이 해결되기 전까지 해법 마련이 요원한 실정이다.

군산지역 현안을 둘러싼 이들 두 가지 사례는 지자체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중앙부처가 적극 개입해 해법을 조기 도출하기 보다는 사실상 획일적 공평성을 내세워 민원을 도외시하는 공직사회 전형적인 무소신 행정으로 비춰지면서 군산시민들의 중앙부처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산의 미래를 여는 시민회의 관계자는 “해상매립지 용역처럼 절차적 정당성을 지닌 용역이 서천군의 반대로 돌연 중지되고, 비안도 도선운항의 본질이 생존권적 문제가 아닌 새만금 땅따먹기식으로 오인돼 중앙부처 마저 수수방관하는 현실을 보니 안타까움이 크다”면서 “해당 부처는 지금이라도 기계적 중립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법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