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해상매립지 항만친수시설 조성사업이 서천군의 반대에 부딪혀 장기 표류하고 있다.

관련 용역은 중지된 채 시간만 흐르고 있고, 군산시와 서천군의 입장도 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해법이 요원하다.

이에 본지는 지자체간 갈등에 휘말려 표류하고 있는 해상매립지 친수공원화사업의 문제점과 사업 당위성 및 대안을 2회에 걸쳐 기획보도 한다.  (편집자주)

 

군산 해상매립지 친수공원화 사업을 위해 시행중이던 관련 용역이 중지된 지 내달 11일이면 꼭 1년이 되지만, 아직까지 용역재개 등 정부의 후속 조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처럼 절차상 하자 없이 발주한 정부의 용역이 중지된 채 1년여 시간이 흐르자 소관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이해당사자인 군산시 의견은 무시한 채 서천군의 반대주장만을 수용하는 등 편파적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군산시민들의 불만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용역중지 1년 째 해수부 뭐했나?

지난해 5월 국토해양부(지금은 해양수산부 소관)는 군산항 준설토투기장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으나 해상도시 건설이라며 서천군의 조직적인 반대여론이 확산되자 용역 발주 4개월 만인 같은 해 9월 전격 용역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해양수산부는 올해 5월 군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 군산시와 서천군을 대상으로 해상매립지 용역재개 여부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섰으나 서천군의 단호한 반대로 의견조율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군산시의 해상매립지 친수공간 조성사업은 단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는 답보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런 가운데 군산지역에서는 현재 용역 재개 결정권을 쥔 해양수산부의 일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적법절차에 따라 시작된 용역을 서천군이 반발한다는 이유로 중단해놓고, 1년여가 다되도록 과연 해양수산부가 한 일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는 것.

해양수산부의 정책방향이 연안 유휴지를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전국적으로 준설토투기장을 공원화하는 추세 속에서 해수부가 합리적 조정 내지는 중재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군산과 서천의 논리 사이에서 지나치게 기계적 중립만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해수부는 서천군의 반대가 지속되는 한 군산 내항의 준설토 투기장 활용방안 용역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난달 말 군산시 관계자에게 밝힌 상태다.

해수부의 이러한 입장 때문에 서천군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해상매립지를 시민 쉼터로 활용하려던 군산시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여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해상매립지를 공원화하면 군산시민과 서천군민이 함께 이용하는 휴식공간이 탄생하는 것인데, 서천군의 반대로 용역이 재개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며 “군산시로서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까지 지켜봐야 할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군산해상매립지 친수공원화 사업 구상도

해수부는 서천군에 편파적?

군산해상매립지 활용방안 용역에 대해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서천군 입장만을 편파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비판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군산시에서 찬성하고, 서천군이 반대하는 등 양 당사자의 논리가 팽팽한 상황이라면 주관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소신있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타당한데도 반대여론만을 의식해 용역 재개 불가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현재 중지상태인 용역은 준설토투기장 활용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단계인 만큼 타당한 의견은 반영하고, 타당하지 않은 의견은 제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일단 용역을 재개한 후 제시된 의견은 전문성을 갖춘 위원회에서 타당성을 검토해 반영 여부를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서천군과 그 지역 정치권의 반대 여론만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 정부 정책방향이나 정책의 일관성 및 신뢰 등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용역재개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과적으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민감사안에 대해 서천군 입장만을 100%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김영일 군산시의원은 “지자체 상호간의 정책 갈등에 대해 정부 부처에서 ‘자치단체 스스로 알아서 합의하라’는 무사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과연 무엇이 정책에 부합하고 일관성 있는 지를 판단해 소신있는 중재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해상매립지 사안과 관련해 중앙부처인 해수부의 소극적인 태도야 말로 서천군의 반대 주장보다 더욱 위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민 김재학(지곡동) 씨는 “형제간에 싸움이 생기면 잘잘못을 명확히 가려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역할이듯이, 군산과 서천이 서로 해상매립지 개발을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는 것 역시 해수부가 적극 나서 합리적 중재안을 도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