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발 경기침체 여파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실정에서 전북지역 3개 시군 가운데 유달리 군산지역에서만 콜택시 호출비용을 받고 있어 갈수록 시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군산지역 일부 택시업계에서는 시민들의 무분별한 호출방지와 고객서비스 향상을 이유로 호출비 부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택시기사들 조차 호출비 부과 이후 호출실적이 급감하는 등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며 콜비 폐지에 공감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군산지역 호출비 폐지를 공론화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3개 시군중 왜 군산만 호출비 받나?

군산지역 콜택시 업계는 기존 무료로 운영해온 호출비를 지난해 3월부터 1000원씩 받고 있다.

무료로 운영하다보니 호출이 남발하거나 근거리 콜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객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 관련 업계에서 밝힌 표면적인 유료화 이유다.

하지만, 전북지역 주요 3개 시 가운데 호출비를 받고 있는 곳은 군산시가 유일해 그만큼 군산시민들의 경제적 부담 가중은 물론 사실상 택시 공공요금을 인상시킨 꼴이 됐다.

전주시는 아예 호출비를 받지 않고 있으며, 익산시는 한때 1000원의 호출비를 받았으나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2800원 기본요금 구간에서만 200원의 추가비용을 받기로 하고 사실상 호출비를 폐지했다.

때문에 다수 군산시민들은 전주와 익산에서 무료로 운영되는 콜택시를 왜 군산에서는 1000원을 더 내면서 이용해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가정주부 이모 씨는 “호출비를 받는 이유가 호출 남발을 방지하고 서비스를 높이는 것이라면, 그럼 전주와 익산의 경우는 왜 호출비를 받지 않느냐?”며 택시업계에서 내세우는 호출비 부과 명분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견해차

군산지역 호출비 부과에 대해 희망콜을 운영하고 있는 법인택시업계와 새만금콜을 운영중인 개인택시업계는 다소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법인택시업계는 콜센터 운영비만 지원되면 언제든 호출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인 반면에 개인택시업계는 콜비 유료화가 경제적 수익창출 목적이 아닌 만큼 당장 폐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호출비 부과 이후 호출실적이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데다 기껏해야 택시 한 대당 호출수익이 하루 평균 3~6건에 불과해 큰 잇점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법인택시업계는 연간 2억8000만원 가량 소요되는 콜센터 운영비를 군산시가 지원해주면 당장 호출비를 폐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콜센터 운영을 위해 법인택시는 1대당 월 4만1400원, 개인택시는 1대당 월 3만6000원의 운영비를 자부담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택시 고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택시기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군산시택시노조연합협의회 강태환 회장은 본지와 전화인터뷰에서 “택시브랜드사업의 일환으로 군산시가 상당부분 예산지원을 통해 콜택시 운영이 시작된 만큼 콜센터 운영비도 시에서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며 “콜비 부과에 따른 시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운영비 문제만 해결되면 당장이라도 호출비 폐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콜비 부과가 기사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은 안되고, 콜 실적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기사들은 대체로 호출비 부과에 찬성하고 있다”며 당장 호출비 폐지에는 난색을 표했다.

대안은 무엇인가?

법인택시 측이 콜센터 운영비 부담을 조건으로 호출비 폐지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이제 폐지 여부는 사실상 군산시와 시의회 몫으로 남게 됐다.

군산시는 일단 전주나 익산과 달리 유독 군산시민에게만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호출비를 폐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콜센터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법인택시 콜센터 운영비로 일단 24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호출비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지원이 어려워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호출비가 폐지되면 점진적으로 콜센터 운영 지원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택시에 대해서는 콜센터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세부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상 법인택시 측과 군산시 양측은 ‘호출비 폐지’ 쪽에 상당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법인택시 콜센터 지원 범위 역시 당장 시 예산상의 제약을 고려해 현재 콜비 수입액을 기준으로 양측이 절충점을 찾은 후 앞으로 지원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운영비 지원 협의가 타결돼 법인택시 호출비가 우선적으로 폐지될 경우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개인택시 측도 호출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향후 군산지역 택시 호출비 폐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인정 군산시의원은 “택시 기본료가 인상된 데다 지역경제 침체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의 택시이용 부담이 커진 만큼 콜센터 운영비 문제를 지혜롭게 협의해 호출비를 폐지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시민들 역시 콜비가 폐지되더라도 무분별한 호출을 자제하는 등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