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서 군 공항 이전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강운태 광주시장이 광주 군(軍) 공항 이전 부지로 군산을 공식 언급해 향후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9일 광주광역시 대변인실 자료에 따르면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광주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가’를 우선 검토한 후 필요하면 용역도 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강 시장이 “광주 군 공항을 군산에 있는 미군 비행장으로 합하는 것이 어떤지, 기왕에 군산에 미 공군비행장이 있으므로 군산으로 광주 군 공항을 옮기는 것이 어떤지”를 국방부 장관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 한 사실도 이날 대변인실 발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강 시장은 특히, 전남 뿐 아니라 전북도를 포함해 해안가 시·군 중에서 어디가 군 공항 이전부지로 좋을 지, 또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를 주면 지역에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용역을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 시장의 이러한 의중은 지난달 말 군 전투기 추락으로 광주지역에서 군 공항 이전요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군산을 이전 부지로 공식 언급했다는 점에서 군산 지역사회가 발끈하고 있다.

더욱이 광주 군 공항의 이전부지로 당초 전남 무안이 검토됐으나 무안군의 반대로 무산된 상황에서 광주시장이 국방부장관에게 타 지자체에 속한 군산공항을 이전 부지로 거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시는 강운태 시장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으나 항공기와 전투기 소음으로 하제 주민 이주가 결정될 정도로 공항 인근 생활환경이 열악함은 물론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며 고강도 반발을 예고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 행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광역단체장의 발언 치고는 참으로 가볍고, 재고의 가치가 없다"며 "무안에서 반대로 무산된 군 공항 이전을 군산에서는 받아들일 것으로 알고 이러한 발언을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군산의 미래를 여는 시민회의 김문수 도시환경위원장은 “지금도 군산공항 인근 주민들이 소음에 시달리고 있고,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이 시민들의 숙원인 상황에서 광주시장의 이러한 발언은 타 지자체를 자극하는 성숙치 못한 처사일 뿐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지난 2011년 3월에도 당시 전남도지사와 공동으로 ‘무안공항 활성화를 저해하는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반대 공동건의문'에서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은 무안공항 활성화를 저해하는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국토해양부에 전달, 전북도민들의 반발을 초래한 바 있어 이번 군 공항 이전 발언에 대한 반발여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