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재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시에 당초 예정에 없던 100억여원의 세금이 일시에 입금됐다.

하지만, 군산시는 예기치 않은 세수 확보에도 불구하고 이 돈이 세무당국으로부터 관내 주력기업의 추징을 통해 확보된 것이어서 겉으로 웃을 수도 없이 표정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군산시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이 OCI(옛 동양제철화학)로부터 법인세 3084억 원을 추징하면서 10%에 해당하는 지방세분 308억4000만 원을 OCI 공장이 입주한 군산, 익산, 인천, 포항, 광양 등 5곳의 자치단체에 배분했다.

이 가운데 군산에는 124억 원, 익산에는 23억 원 등이 지난달 일시에 입금됐다.

군산시의 경우 OCI공장의 주력기업이 가동중인 덕분에 예정에 없던 100억 원이 넘는 돈이 일시에 입금되면서 가뜩이나 시민문화회관 매각지연 등으로 겪어온 가용예산 부족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번에 입금된 124억원은 군산시가 연간 거둬들이는 시세 1500억원의 대략 10%에 가까운 규모여서 군산시로서는 내년 재정운용에 한시름을 놓게 된 셈이다.

시 관계자는 “재정여건이 넉넉지 않아 세출예산 부족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100억여원의 세입이 확보돼 내년 예산운용까지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군산에 입주한 대기업으로부터 추징한 돈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부담 등을 고려할 때 한편으로는 마냥 반갑지 만은 않다”고 말했다.

한편, OCI는 지난 2008년 기업분할 당시 자회사인 DCRE(인천지역 부동산개발 회사)에 자산을 넘겨 주는 과정에서 세금 감면 조항을 적용받아 법인세 등 3084억 원을 납부하지 않아오다 지난 6월 조세심판원이 세금 감면 적용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려 이번에 세금을 납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