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수면 매립지의 행정구역 결정 및 이에 대한 불복 절차 등을 규정한 현행 지방자치법이 오히려 지자체간 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관련법 개정 등 효율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지방자치법은 그동안 헌법재판소에서 매립지 관할 결정의 기준으로 일관성 있게 적용해온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분쟁조정위 심의를 거쳐 안행부장관이 관할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안행부의 관할 결정에 불복 할 경우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도록 명문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매립지 관할을 둘러싼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사실상 대법원 소송을 거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는 물론 지자체 갈등 장기화라는 어려가지 문제점이 파생되고 있다. 

실제로 새만금 3,4호 방조제 행정관할을 군산시로 귀속한 안전행정부 결정에 불복해 김제시와 부안군이 제기한 대법원 소송의 경우 지난 1일 ‘군산시 관할결정이 타당하다’는 대법 판결이 나오기까지 장장 3년의 길고 긴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그동안 매립지 관할 결정 때 헌재결정에 따라 적용되던 해상경계선의 관습법적 효력을 제한했다는 점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지역별 매립지 연접부분을 고려해 행정구역으로 귀속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관할 결정의 구도를 제시했다.

행정 및 법조계 일각에서는 향후 새만금은 물론 전국적인 매립지 행정구역 결정시 지자체간 연접부분의 해석 기준이 애매모호한 데다 객관적 잣대를 찾기 또한 쉽지 않아 지자체 상호간의 갈등 심화는 물론 지속적인 대법원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게다가, 과거 매립지 관할 결정의 절대적 잣대로 적용해온 해상경계선의 의미가 제한되면서 앞으로 매립지 관할결정 과정에서 지자체간 논리와 주장이 과열로 치달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결국, 매립지 관할 결정과 이에 대한 불복을 대법원 소송으로 다툴 수 있도록 명문화한 현행 지방자치법 규정이 오히려 지자체 갈등 유발과 대법원 소송을 부추겨 보다 신속한 관할 결정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에따라 법조계 및 행정전문가들은 “매립지의 신속한 개발과 행정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과거 일관되게 적용해온 해상경계선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행정관할을 정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행정 전문가 A씨는 “현행 지방자치법 규정대로라면 새만금 매립지는 물론 앞으로 형성되는 매립지 행정관할 결정과정에서 대법원 재판을 받아야 비로소 지자체간 갈등이 종지부를 찍기 때문에 갈등 장기화 및 행정력 낭비를 감수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매립지 관할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 개정 등 합리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